황교안과 자유한국당의 안타까운 '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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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과 자유한국당의 안타까운 '무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04.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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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경남FC와 대구FC 경기가 열리는 창원 축구센터에서 유세를 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기장 유세'로 인해 경남FC에게 한국축구연맹 상벌위원회가 벌금 2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다행히 승점 감점 등 중징계를 면하기는 했지만 자유한국당의 잘못에 축구팀이 벌을 받는 행위에 대해서는 '이건 아니다'라는 반응이 많다.
 
스포츠가 열리는 곳은 사람이 많이 몰리기에 선거를 앞둔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거운동 장소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스포츠는 엄연히 정치와 분리되어야하고 정치적 중립성이 중시되어야한다. 이번 자유한국당의 경기장 유세는 바로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무시하고 스포츠를 정치의 수단으로 썼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지켜야할 선을 넘은 것이다.
 
황교안 대표는 경기장 유세가 문제가 되자 "우리가 들어갈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검표원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고 "지역 선관위에 물어보니 선거운동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분명 축구장 안에서라고 질문했다. 밖에서 유세를 했다면 물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미 FIFA는 축구장 안에서 정치 행위를 금지했고 이번 행동은 바로 국제적인 합의를 무시한 것이다. 경남FC가 제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경남FC측은 자유한국당의 선거운동을 막았지만 한국당이 무시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결과는 한국당이 유세를 했고 그로 인해 정치적 중립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그래도 상벌위는 경남FC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구단이 규정 준수를 위해 노력했고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직접, 적극적으로 위반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해석을 한 것이다. 그렇기에 무관중 경기나 승점 10점 감점 등 중징계가 아닌 제제금 2000만원으로 마무리했다. 축구팬들이 불안해했던 요소들이 없어진 것이다.
 
경남FC는 지난해 2위를 기록하며 아시안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됐고 올해도 1부리그에 남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다. 자유한국당의 유세가 있던 경기에서도 경남은 대구FC를 맞아 막판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런 선수들의 노력은 정치인들의 유세와 상벌위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만약 승점 10점이 깎이는 중징계가 내려진다면 경남은 다시 2부 리그로 추락할 수도 있다. 승리를 3번 이상 해야 나올 수 있는 승점이 10점이다. K리그 팬들은 지난 2016년 승부조작 문제로 인해 전북의 승점 10점이 깎이면서 FC서울이 우승했던 것을 지켜본 경험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안타까움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는 이 후폭풍을 생각하지 않은 것일까? 왜 이런 무모한 행동을 했을까? 물론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싶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더 강기윤 후보를 알리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한 축구팀에 피해를 주면서까지 선거운동을 했느냐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무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 
 
황교안 대표는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어떻게 보면 누구보다도 법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그런 인사가 경기장의 예의를 무시하고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갑질'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검사였고 법무부 장관이고 제1야당 대표라는 것을 국민들도 알고 있기에 이런 모습이 충분히 갑질로 보일 수 있다.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법을 어긴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다.
 
한국당은 제재가 내려진 뒤에야 "경남FC가 제재금 징계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구단과 축구팬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중징계가 아닌 제재금 결정이라 해도 경남 구단이 적극적인 조치를 성실히 수행한 점을 감안해 결정을 재고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왜 이 말을 제재가 나온 뒤에야 했을까? 차라리 황교안 대표가 "내가 잘 몰랐다. 경남 구단은 잘못이 없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라고 솔직하게 밝혔으면 어땠을까? '검표원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는 말은 결국 자신들의 잘못을 검표원에게 떠넘긴 꼴이 됐고 이를 본 사람들은 "황 대표가 원칙을 어기고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대인배의 모습이 아닌 것이다.
 
무지는 죄가 아니다. 모를 수도 있다. 몰랐다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면 된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용서를 구할 타이밍을 잡지 못했고 무지를 인정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경남FC는 2000만원을 내야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현재 경남FC는 자유한국당에 징계로 인한 손실을 책임지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팬들의 입장은 갈리고 있다. 적절한 처벌이라는 주장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 중 뼈를 때리는 댓글이 있다. '아, 그러면 민주당도 2000만원 내고 축구장에서 유세하면 되겠네'. 스포츠의 현장이 정치로 연결지어지는 이 상황이 '웃프게' 느껴진다.
 
정치는 결국 국민의 생각을 바라봐야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문제는 국민의 쉴 권리, 즐길 권리마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것에 대해 정말 몰랐다면 그냥 몰랐다고 인정했으면 좋겠다. 국민의 마음을 모른다면 정치는 아무 의미가 없다. 앞으로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지켜야할 부분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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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1970-01-01 09:00:00

정의당 이정미도 농구장들어가서 선거유세했는건 절대 기사 안쓰니? 속보인다고 속이 훠~~언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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