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회담 결렬' 북미, 한미정상회담으로 풀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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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회담 결렬' 북미, 한미정상회담으로 풀어질까?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9.04.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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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하노이 중심가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웃으며 얘기하고 있다. 사진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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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아주 좋은 관계(very good relation)', '올바른 합의(right deal)'.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대계 공화당 지지 단체 '공화당유대연맹(RJC)' 행사에서 북한을 언급하며 한 말이다.
 
미국과 북한이 '올바른 합의'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임을 강조한 트럼프의 발언은 오는 1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생각해볼 때 한번 쯤 뜻을 생각해볼 만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북한 발언'은 이란의 핵 개발을 비판한 이후에 나왔다. 그는 지난해 이란 핵협정을 일방 파기하고 제재를 전면 복원했으며 최근에는 이란의 정규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전임 정권의 부실한 합의로 이란의 핵 개발 가능성을 열어놨다"면서 이란이 핵을 개발할 야욕을 가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후 "우리는 북한과 잘 지내고 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 뭔가를 이루길 희망한다. 이루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나는 김정은과 '아주 좋은 관계(very good relation)'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시로 한 말이며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에도, 대북 추가제제 철회를 지시했을 때도 계속 언급했던 말이기도 하다. 
 
이는 비록 2차 회담이 결렬됐지만 언제든지 대화에 임할 수 있고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아직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차 정상회담 개최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서 걸어나와야했다. 합의는 '올바른 합의(right deal)'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노이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을 전면 폐기하면 제제를 해제하는 합의를 요구했는데 이를 다시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전날인 5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한 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지도자로 비핵화를 향해 미국과 함께 노력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 믿고 있으며 김 위원장도 이 생각을 공유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에게 비핵화를 약속했다. 지금 내 팀의 임무는 그것이 확실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과 UN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제재를 해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재선을 생각해야 하는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관계 해결이 재선의 중요한 분수령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북한의 경제 사정을 생각하면 섣부르게 미국과의 대화 단절을 선언할 수 없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에도 북한이 미국을 향한 비난을 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김정은을 좋아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미국이 계속해서 '완전 비핵화'를 요구할 경우 북한이 언제까지 우호적인 제스쳐를 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현재로써는 이들의 입장이 아직 하노이 회담에서 한 치도 바뀌지 않은 모습이다. 한미정상회담은 점점 굳어져가는 북미 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재자' 역할을 했던 한국은 미국과 북한의 대화 끈을 다시 이어야 하는, 어렵지만 중요한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이번 정상회담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지만, 교착관계를 풀지 못하면 북미 관계에서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11일 한미정상회담과 더불어 김정은 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비핵화를 언급할지, 혹은 다른 메시지를 전할 지 관심이 쏠리고 그 내용에 따라 한미정상회담의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다. 4월 11일, 남북한과 미국이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궁금하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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