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사라‧길라의 눈이 돼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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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사라‧길라의 눈이 돼준 사람들
  • 최성모 기자
  • 승인 2019.04.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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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러너와의 협력…“김연아처럼…” 청춘들의 꿈
최사라, 최길라 자매. 사진 / '다큐공감' 예고편.


[시사주간=최성모 웰페어 전문기자] 애인과 동행의 삶의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미디어나 언론에서 많이 다룬 이슈다. 하지만 그 해법을 찾기란 좀처럼 어려웠다. 장애인 시설 부족을 지적하고는 있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럴 때 KBS1TV 다큐공감에서 ‘UP&DOWN 사라길라의 청춘’이란 프로그램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행의 삶의 모습을 살짝 내비쳤다.

가이드러너란 직업
‘가이드러너’란 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장애인 스포츠 종사자가 아니라면 좀처럼, 듣기 힘든 말이다. 알파인 스키에서는 ‘가이드러너’가 존재한다. 장애인 알파인 스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인 최사라(16), 최길라(16) 선수에게는 가이드러너가 함께 한다. 최사라, 최길라 선수의 가이드 러너인 이경희(22)씨와 고운소리(24)씨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다.

알파인 스키에서 가이드러너는 선수 앞에서 선수들의 조정을 받으며 코스를 리드하는 역할을 한다. 선천적으로 홍채가 없는 무홍채증을 앓는 최사라,최길라 선수는 이경희 선수와 고운소리 선수의 리드로 스키를 탄다. 그렇지만 가이드러너의 경기에서의 역할은 철저히 최사라, 최길라 선수들에게 맞춰준다. 선수들이 빠르다고 하면 천천히 코스를 탄다. 또 선수들이 경기를 잘 진행하고 있는지 뒤를 돌아보며 살피기도 한다.

사진 / KBS 화면 캡처.

우리사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법. 바로 가이드 러너와 스키 선수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어떨까. 가이드러너는 함께 훈련하며, 선수 선배로서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그리고 마인드 콘트롤도 선배인 가이드러너의 몫이 될 때도 있다. 가이드러너와 선수와의 관계는 철저한 동반자 관계다. 협력관계고 공존관계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발전을 위해 도와준다.

최사라,최길라 선수 어머니는 “장애인이라고 하면 무조건 요구하는 것 같은 편견이 우리사회에 있다”면서 “스스로 할 수 있게끔 잘 자라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OECD평균에도 훨씬 못미치는 현실에서 장애인들에게 애꿎게 비난한 우리사회다. 이럴 때 우리사회에서 비장애인들이 가이드러너가 돼 장애인들과 공존과 동반을 꿈꾸며 같은 곳을 바라볼 사회를 가늠해볼 하나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얀 돛을 달고 어디든지
최사라, 최길라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될 때까지 부모님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다. 자신을 닮아 무홍채증을 앓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는 어머니, 딸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기꺼이 두 개의 직업을 꿋꿋이 수행해내는 아버지. 그 훌륭한 부모밑에서 자란 딸들은 구김살 없이 밝으면서도 국가대표로서 책임감과 자부심이 풍부한 대한민국의 보배들이 됐다.

그 쉴틈없는 삶 속에서 최사라,최길라 선수는 부모님과 함께 푸른 바다위에서 요트를 탄다. 하얀 돛이 달린 배. 바람따라 가는 그 배를 운전해보고 싶다던 최사라,최길라 선수. 두 선수가 모는 요트에는 어떤 걸림돌도 없었다. 자신들이 세상에서 겪는 것들은 장애물들 투성이지만 그 두 선수들이 모는 요트는 푸른 바다위를 거침없이 달렸다.

그 밝던 16세 소녀들의 앞날도 이처럼 푸르고 밝은 길만 놓이지는 않을 터이다. 하지만 최사라,최길라 선수는 그 힘든 훈련도 단지 스키를 잘 타기 위해서 하고 싶다던 해맑은 아이들이다. 최사라,최길라 선수는 “김연아 선수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 꿈은 다가오는 올림픽에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무홍채증을 극복하고 하얀 설원위를 거침없이 달려 금메달을 획득하는 소중한 꿈을 가꾸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설정하기 보다는 함께 협력하고 공존하는 가이드러너와 선수와의 관계. 앞으로 우리사회가 이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아름다운 삶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SW

csm@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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