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3+2=4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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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3+2=4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믿음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9.05.0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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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 사진 / 노동신문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3 2=5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4라고 우겼다. 서로 목청을 높이며 주장하다가 저명한 수학자에게 가서 판정을 내려달라고 했다. 기가 막힌 수학자가 4라고 주장한 사람에게 물었다.

4라고 생각하세요?”

그가 대답했다.

어릴 적 우리 아버지가 4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래서 난 4라고 생각합니다. 그 믿음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말을 듣고 수학자는 이렇게 판정했다.

그래요? 그럼 당신이 맞소

5라고 주장한 사람은 머리가 돌 지경이었다. 그래서 물었다.

아니 정신 나갔소? 당신이 저명한 수학자 맞소?”

수학자가 답했다.

그게 아니오, 당신은 정상적인 사람이오. 그런데 4라고 주장한 사람은 자신이 평생 믿어온 걸 진리라 생각하오. 틀린 걸 모르기 때문에 아무리 4가 아니라 5라고 이야기해고 듣지 않고 우길 것이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살라고 두는 편이 모두에게 이익이요.”

우리는 이 세상에 산다. 그런데 무엇을 믿는 사람들은 죽어라 제 고집만 피우며 저 세상을 이야기 한다. 특히 특정 이데올로기를 앞세우는 사람들은 마치 저 세상에 사는 사람들처럼 우리가 함께 나눴다는 피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건 상상 속의 세상일 뿐이다. ‘함께 나눴다는 피에 대한 근거도 없다. 한반도에 같이 살고 있다고 다 한핏줄이라 할 수도 없다. 민족이란 개념도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도 불분명하다. 민족은 혈연적 공통성보다 문화적 공통성을 기준으로 정의되는 집단이다. 민족이라는 것이 붙박이 실체가 아니라 다양한 부족과 민족들이 장구한 세월동안 교류하고 영향을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뒤섞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저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멋진 삶을 누릴 것이다.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며 수없는 욕망을 충족시켜 줄 것이다. 거기에는 가난도 없고 정의가 살아 있으며 모두가 평등한 삶을 누릴 것이다. 이 세상에서 싫어하는 모든 일을 깡그리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세상은 이 세상과 다르지 않다. 거기 가서 살아보면 자연스레 가난이, 불평등이, 부정의가 나타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이 독법을 모르겠는가? 그럼에도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수천 년 간 그런 세상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그런 세상은 절대 오지 않는다

저 세상을 바라는 마음은 괴뢰적이며 파괴적이고 배타적인데다 억압적이기까지 하다. 그 마음은 스스로를 누군가의 조종에 맡겨두고 자기를 파괴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도 파괴한다. 또 자신만이 옳은 줄 착각하며 타인의 생각을 억누르고 탈취하려 한다. 이것이 어찌 올바른 마음이겠는가? 질환이다. 병든 마음이다.

사람의 짝사랑도 질환이다. 그래서 짝사랑이란 열병으로 시름 시름 앓다가 죽어간 연인도 꽤 있었다. 짝사랑은 내 존재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해도 좋다고 하지만 결국 가지지 못하면서 비극은 발생한다.

북한이 4일 오전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여러발을 발사해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간 짝사랑이 실없이 끝날 위기에 처했다.

이제 봄날은 가고 있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가고 있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은 어쩌면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던 때'를 아쉬워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 '대변인'이니' '오지랖' 이니 온갖 소리 다 들으며 정성을 쏟아부은 문대통령에게 너무했다. ‘4라고 주장한 사람그래도 듣지 않고 우길 것이면” “그냥 그렇게 살라고 두는 편이 모두에게 이익인지 아닌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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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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