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나이 들어서 경계해야 할 물욕과 명예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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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나이 들어서 경계해야 할 물욕과 명예욕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9.05.2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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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황혼이 물들면 동물이나 사람이나 지난 날을 되돌아 보며 후회하게 되고 잘못된 점을 반성하며 좋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사진 / pixabay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새가 죽을 때는 그 우는 소리가 애처롭고, 사람이 죽을 때는 그가 하는 말이 선하오. 군자가 도를 실천하는 데 있어 귀중하게 여기는 일이 세 가지가 있소.”(하략)

인생에 황혼이 물들면 동물이나 사람이나 지난 날을 되돌아 보며 후회하게 되고 잘못된 점을 반성하며 좋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는 남아있는 사람들이 죽은자를 칭송하고 그의 삶을 비난하지 않도록 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깔끔하고 고상하며 존경의 대상이 되는 노후를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탐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탐욕을 경계하지 않으면 몸을 망치거나 집안을 망치게 되고 평생 쌓아올린 명예도 망치는 수가 있다.

논어, 계씨편은 이런 말로 노탐을 경계하고 있다.

군자는 세가지 경계할 것이 있다. 소년기는 혈기가 안정되지 않았으므로 경계할 것은 색에 있고, 장년기는 혈기가 바야흐로 굳세므로 경계할 것은 다툼에 있고, 노년기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이미 쇠하였으므로 경계할 것은 탐욕에 있다.(君子有三戒 少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 及其壯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

젊을 때는 혈기가 넘치므로 이성을 조심하고 장년기에는 남과의 다툼을 조심해야 하나 나이 들어서는 물욕, 명예욕을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노탐은 자신만이 잘 났다고 하는 독단적인 마음 때문에 생긴다. 노탐의 대표적 인물 중 한 사람은 태조 이성계이다. 그는 나이 들면서 판단력이 흐려지고 욕심이 과해서 자식들 간에 골육상쟁을 불러일으켰다. 태자 책봉을 장성한 본처 소생 아들들을 제치고 후처 소생의 어린 방석으로 정해 피비린내 나는 국가적 혼란을 유발시켰다.

우리 정치인들 중에는 유난히 노탐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미 두 번의 정계 은퇴 소동을 벌인 사람도 있고 대통령 선거에 까지 나갔다가 다시 회군한 사람도 있으며 몇 번이나 낙선하고도 미련을 못버리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하면서 죽을 때까지 자리를 내 놓지 않는다. 모두 다 노탐이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은 자신이 가장 잘났다는 말이 아니다. ‘유아독존의 진정한 의미는 분별심이 생기기 이전 마음자리다. 인간 각자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어 지극한 도에 이를 수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노탐이 생기면 새겨볼 말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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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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