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N]호텔 발코니에 총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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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N]호텔 발코니에 총알.
  • 시사주간
  • 승인 2014.02.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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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기자가 전한 우크라 시위 현장.
▲ [시사주간=외신팀]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 사태가 격화하는 가운데 현지에서 취재 중인 유라스 카르마나우 AP통신 기자가 생생한 목격담을 전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독립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에서 '쨍그랑'하는 생소한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조심스럽게 발코니 문을 열었으며 발코니 위에서 저격용 총에 사용되는 탄알을 발견했다.

인구 300만의 도시 키예프에서 저격수가 활동하는 것은 지난 세계 2차대전 당시 소비에트 공산군과 나치군이 충돌한 이후 처음이다.

잠시 후 시위대 몇 명이 그의 호텔 방을 찾아 방 안에 저격수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 그들과 함께 온 호텔 지배인은 저격수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탈-소비에트(post-Soviet) 역사상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저격수에 의해 최소 70명의 시위대가 사망했고 수백 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경찰 3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고 광장으로 나선 기자는 바닥에 눕혀져 있는 시신들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시위 중 숨진 이들의 머리, 목 등에서 정교한 총상이 발견됐다.

그는 시신 주위에 모인 시위대 대부분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몇몇 시신은 우크라이나 국기에 덮여 있었고 한 성직자는 추모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숨진 시위대는 대부분 30대와 40대로 보였다고 기자는 전했다.

그는 정부가 죽음으로 시위대에 겁을 줘 해산시킬 생각이었다면 '잘못된 판단'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무력 사용은 시위대의 분노를 키우고 그들을 더 단합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자유의 대가가 너무 크지만 우크라이나인은 이를 지불하겠다"며 "정부가 우리의 말을 듣지 않는 이상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사람들은 총알이 아닌 자유가 있는 유럽 내 우크라이나에 살고 싶어 한다"며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내전을 촉발시킨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기자는 이번 주부터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경찰의 섬광 수류탄 소리가 광장에 울리고 시위대가 타이어를 태워 만드는 검은 연기가 계속 피어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하철은 진입이 통제됐으며 키예프 중심의 학교와 대부분의 사무실은 폐쇄됐다. 시내 중심의 레스토랑과 카페도 문을 닫았다.

다만 그는 여전히 많은 일반인이 독립광장을 찾아 시위대에 음식이나 물, 옷 등을 전해준다고 밝혔다.

시위대에 직접 만든 음식을 전한 한 시민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의 한 부분이 될지 뒤에 머물지는 이 광장에서 결정된다"며 시위대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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