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대일로' 해프닝. 정부의 속마음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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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대일로' 해프닝. 정부의 속마음은 무엇인가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5.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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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 중앙(CC) TV 방송을 캡쳐한 사진으로, 28일 오후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중앙CCTV


어제 중국 외교부는 장하성 주중대사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일대일로(一帶一路, ·해상 실크로드)’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은 즉각 국내언론에 보도됐으며 외교부가 오후 늦게 장 대사 외 타국 대사들과의 환담내용을 통틀어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하기 전까지는 또 다시 외교참사가 일어나나 했다. 장대사의 성향이나 그간 이 정부가 보인 친중행보를 상기해 보면 사실로 받아들어도 이상할게 없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중국이 우리의 의사를 정확히 묻지도 않고 이런 식으로 발표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지난 3월에도 이낙연 총리가 리커창 총리와 회담에서 한국은 일대일로 건설에 적극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이 주장했으나 우리 정부는 이를 부인하는 소동이 있었다. 불과 2개월이 지나 또 다시 같은 주장을 되풀이 하는 건 외교관례상 상당히 무례한 행동으로 우리 정부를 얕보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문대통령의 혼밥소동이나 문희상 국회의장 방중(공식방문), 시진핑주석이 만나주지 않았던 일, 이해찬 특사를 시 주석의 아랫자리에 앉게 한 일 등 그동안에도 한국을 홀대하고 무시한 일이 한 두 번 아니었다. 그저께는 중국이 파로호의 이름을 바꾸라고 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귀가 의심스러웠다. ·청시대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마저 들정도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일대일로 참여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을 의식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을 뿐 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본심을 정국 정부가 먼저 나서서 나팔을 불어 준 것인지도 모른다. 정부는 이번 일을 반드시 점검하고 그 의도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일대일로 참여는 우리에게 뜨거운 감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섣부르게 행동했다가 두고두고 문제거리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원래 중국은 우리나라의 일대일로 참여에 큰 관심이 없었다. 북한이 중간에 끼여있으니 만큼 제쳐 두었을 것이다. ‘실크로드 기금(Silk Road Fund)’이란 말에서도 알수 있듯이 유라시아를 주 대상으로 하는 경제 발전 계획이다. , 서남쪽으로 가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따라서 지켜만 보고 있으면 될 줄 알았으나 이젠 노골적으로 동참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대일로에 이미 참여한 파키스탄이나 스리랑카 등은 벌써 경제적으로 예속되어가고 있다. 파키스탄 카라치 소재 중국 영사관에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속도로를 깔아주고 항구를 건설해 주고 가스관을 연결해 주는 등 선심을 쓰지만 다 빚이다.

만약 참여한다면 우리나라의 역할이 축소되고 여러 분야에서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이제까지 타국 특히 약소국을 대한 방식으로 볼 때 불균형적이며 비상호적 문제들이 일어날 소지도 다분하다.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중국기업들은 대부분 국영기업이다. 개방성, 투명성, 국제 규범에서 멀어져 있는 기업들이 많다. 화웨이에 대해 미국이 그리도 우려하는 이유도 사이버 스파이 행위때문이 아니던가.

더 큰 문제는 미국과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어쩌면 큰 태풍을 만날지도 모른다. 그렇잖아도 미국 재야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미국이란 우산 아래 국방에 여유가 생겼고 경제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 미국과 멀어진다면 그 후과는 지금까지 이뤄놓은 상당부분을 잃을 것이다. 일본과의 관계도 역대 최악이다. 일본을 도외시 한다면 얻을 것 보다 잃을 게 더 많다.

정부는 신남방·북방정책과 역내 다양한 구상들 간 접점을 모색하고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고 한다. ·중 모두를 만족시킬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우리를 도와준 나라보다 침략해 온 나라의 손을 들어 주는 것은 매우 어리석어 보인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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