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방률 60%’ 비판받는 KBS3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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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률 60%’ 비판받는 KBS3라디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09.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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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라디오 방송인 KBS3라디오가 최근 재방송 위주 편성 등으로 지적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0년 4월 열린 KBS3라디오 개국식.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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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장애인 라디오 방송인 KBS3라디오가 재방송 위주의 편성과 부실한 내용으로 공영방송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KBS3라디오는 1996년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소리' 방송으로 시작해 2000AM 채널을 확보했고 이후 장애인과 노인, 다문화가족까지 포함한 복지방송으로 확대됐으며 2010년 서울, 경기 지역에서 FM 전파를 탔다. 하지만 최근 전체 방송 시간 중 제작 방송이 9시간에 불과하고 시청자위원회에 장애인 당사자가 배제되는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 RI Korea 전문위원회는 '공영방송 KBS에 대한 규탄-장애인방송 홀대하는 KBS가 공영방송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KBS3라디오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공영방송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물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면서 예산 확보 및 모니터링 기구 설치, KBS3라디오 부서의 독립 등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방송 초기 오전 9'함께하는 세상 만들기', 오후 6'내일은 푸른 하늘'을 편성해 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는데 '내일은 푸른 하늘'이 오후 1시 편성으로 바뀌면서 정보 전달에 문제가 발생했다. '내일은 푸른 하늘'은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대상 프로그램이자 KBS3라디오 채널을 만들게 한 장애인방송의 상징성과 역사성이 있는 프로그램인데 그 의미와 역할을 축소시켰다"고 밝혔다.

"KBS3라디오는 22시간 방송 중 9시간만을 제작 방송하고 나머지 13시간은 재방송을 하고 있으며 제작 방송마저도 예산 문제로 출연자를 줄이고 있어 내용이 부실하다"면서 "초기에는 KBS3라디오가 라디오센터의 독립부서였지만 현재는 KBS1라디오에 소속되어 있어 운영을 결정하는 간부회의에 참석을 할 수 없기에 KBS3라디오의 현실과 욕구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 모든 시청자의 의견을 귀담아 듣겠다는 KBS의 시청자위원회에 장애인 당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0%"라고 밝혔다.

실제로 23일 편성표를 보면 24시간 방송 중 '연속낭독'(7~720), '라디오 여행기'(740~8),'건강 365'(85~55), '함께하는 세상만들기'(9~10), '오늘의 신문'(105~1140), '강원래의 노래선물'(125~13), '내일은 푸른하늘'(13~14), '출발 멋진 인생, 이지연입니다'(145~15), '공감 코리아, 우리는 한국인'(15~16), '우리는 한가족'(18~19) 10개 프로가 본방송이었으며 나머지 시간은 모두 재방송으로 채워져 있었다.

위원회는 "KBS3라디오에 대한 예산 확보를 통해 방송의 양과 질을 담보해야하고 장애인방송의 자주성을 회복할 수 있게 해야한다"면서 난청취 해결을 위한 전국 FM 주파수로의 전환 재방 60% 불균형 해소 장애인방송 전문 모니터링 기구 설치 KBS3라디오 부서 독립 및 방송 운영 회의 참여 MC, 작가, 출연자의 일정비율 이상을 장애인 등 서비스 당사자에게 할당 등을 요구하고 "이를 수행하지 않으면 시청료 거부 운동과 장애인 정보접근권(장애인차별금지법 제20) 침해를 근거로 법적 조치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23"예산, 인력 등의 문제로 양적으로 충분한 장애인 프로그램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3월 조직 개편을 통해 '한민족방송부'에 속했던 3라디오팀을 1라디오국으로 옮겼고 기존에 한민족부장에게 있던 3라디오 CP권한을 3라디오팀장에게 이양했다. '내일은 푸른하늘'은 라디오 청취율이 높은 시간으로 옮겨 더 많은 청취자들이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며 기존의 녹음 방송을 생방송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KBS"광고비 급감으로 전사적으로 예산절감 지침이 내려졌지만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 예산은 유지했고 채널별 제작비 삭감이 있었지만 3라디오는 '사랑의 책방'이라는 프로그램만 폐지하고 예산은 전혀 삭감하지 않았다. '강원래의 노래선물'의 강원래, '심준구의 세상보기'의 심준구씨가 장애인으로 진행을 하고 있고 각 프로그램마다 많은 장애인들이 고정출연하고 있으며 작가들도 장애인은 아니지만 10여년 가까이 본 채널에서 일해온 장애인 관련 전문가"라고 전했다.

KBS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거에 독립부서였다가 1라디오국으로 가면서 독립성과 자율성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한민족방송부서에 있다가 1라디오국으로 간 것이고 그전에는 한민족부장의 결제를 받았지만 이제 인사권과 예산권이 우리에게 오면서 자율성과 독립성이 더 커졌다. '내일은 푸른하늘'은 본래 저녁 6시에 한 방송이지만 낮 시간이 더 청취율이 높은 시간이기에 접근성을 더 늘리기 위해서 시간을 바꾼 것이다. 재방송이 많은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방송국 사정에 따른 고육지책이 맞다. 기회가 되고 환경이 되면 더 늘려야하는데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만큼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했던 방귀희 숭실대 겸임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일은 푸른하늘'은 퇴근길에 장애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청취율을 이유로 낮 시간으로 바꾸면서 정보 제공이 아닌 상식 위주의 방송으로 바뀌었고 시각장애인 대상인 '우리는 한가족'은 시각장애인 MC가 진행했으나 예산을 이유로 아나운서로 MC를 바꿨다"고 전하면서 "예산 부족을 이야기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방송이 제작을 축소하고 재방률이 60%를 차지하며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할 장애인 MC들을 진행이 아닌 패널 출연만 시켜 KBS가 채용한 장애인 앵커들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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