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걱정이 태산 같은 북한의 호전적 도발 예고
상태바
[사설] 걱정이 태산 같은 북한의 호전적 도발 예고
  • 시사주간
  • 승인 2020.01.02 08:21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은 “이제 세상은 멀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 목격하게 될 것”
북한 비핵화 제동장치 풀려, 美 대선 앞둔 위험한 장난
사진 / 노동신문 캡쳐
사진 / 노동신문 캡쳐

한반도의 새해 벽두가 무겁게 가라 앉고 있다.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의 도발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구랍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선제적 비핵화 조치로 진행해 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로써 북한 비핵화는 제동장치가 풀렸다. 지난 2년간의 달콤한 말과 온갖 미사여구는 상대를 취하게 만드는 수사에 불과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북미 그리고 우리의 '동상이몽'은 막을 내렸다고 봐야 한다.

북한이 이처럼 강경자세로 돌아선 이유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해 유리한 고지에 점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재선을 하려면 외교안보 분야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이용해 북한의 의도대로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비핵화 달성 실패에 포커스를 맞추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 분명한 만큼 이 틈새를 파고 들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단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에서 북한 의제가 유권자의 표로 바로 이어지긴 어렵다. 그 이유는 북한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관심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러시아, 중국은 물론 이란보다도 흥미가 적다.

북한이 미국 유권자의 관심을 끌려면 핵실험이나 ICBM을 발사해 미국의 우려를 자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데드라인(deadline)이다. 북한이 만약 과대망상에 젖어 이 선을 넘는다면 상황이 북한에 더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상황을 오히려 즐길 가능성이 있다. 과거처럼 ‘화염과 분노’ 같은 대응을 통해 북한을 이리저리 흔들며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발상을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북한의 발언을 듣고도 “우리는 비핵화에 대한 계약서에 사인했다. 나는 그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여유를 부렸다. 미국은 그리 만만치 않다. 과거 수백차례의 북한과 협상을 통해 북한의 협상전략을 꿰고 있다. 도발하면 보상해주고 달래던 미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2년간 북한과이 협상을 복기해 보면 북한의 의도에 말려 들어가는 듯 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마지노선은 확실히 지켜 왔다. 이번에도 마치 탈선하려는 어린아이를 달래듯 친밀한 메시지를 보내며 혼동을 주고 있다.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현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압박에 동요하고 있다고 여길만한 조짐은 없다며, 미 대선을 염두에 두고 양보를 얻어내려는 북한의 셈법 자체가 틀렸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북한, 중국과 북한,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일본까지 이들 각자가 가진 방정식은 매우 복잡하다. 수십년간 제시된 어떤 해법도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 북한이 괜스레 중국을 믿고 장난질을 친다면 그것은 북한의 자충수가 될 것이다. 아무리 작은 충돌이라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될 우려가 있다. 괜한 행동으로 얻는 이득보다 잃을 것이 너무 많다.

북한은 지난 수십년간 남한과 미국을 시험해 왔다. 이제 그런 어리석은 짓을 그만 둬야 한다. 북한이 아무리 핵을 가지고 있고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다 하더라도 미국은 그 보다 한 발 앞선 무기를 가지고 있고 그에 상응한 전략도 갖추고 있다. 결국 애만 쓰다가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꼴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남한을 무시하고 미국과 맞짱을 뜨겠다는 전략은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문재인 대통령도 부처님은 아니다. SW

webmaster@sisaweekl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