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판문점과 평양 남북 공동선언’은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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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판문점과 평양 남북 공동선언’은 속임수
  • 시사주간
  • 승인 2020.01.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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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고위 인사 서한, “미국 대통령을 속인 것”
“과거보다 더 진화한 핵무기 생산”
미국 관리들을 ‘바보’라고 불러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워싱턴타임스’가 지난해 12월 11일 보도했던 탈북 고위 인사의 서한 전문 내용이 공개돼 또 한 번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 이 편지에는 “판문점과 평양 남북 공동선언에서 문재인과 김정은이 모두 미국 대통령을 속인 것”이라는 문장이 있다. 이 정부가 치적을 자랑하는 ‘판문점과 평양 남북 공동선언’이 속임수라는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북한과 공모해서 미국 대통령을 속이려 한 일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 아니라 동맹국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일이다.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의 손을 잡게 해주려는 선의가 숨겨져 있었다 하더라도 신뢰에 금이 가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이 고위 인사는 “김정은은 최근 1년 5개월간 단 한 개의 핵무기도 폐기하지 않은 반면 한국과 주한미군 기지를 목표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했고,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장거리 로켓도 시험했다. 과거보다 더 진화한 핵무기를 생산했다”고 했다. 우리가 한미연합훈련 등 군사훈련을 축소내지는 중단하고 낭만적으로 평화를 바라보는 사이 북한은 뒤에서 군사력을 강화한 것이다.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 체결 이후 25년 간 북한을 비핵화하기로 한 적이 없으며 ‘북한의 비핵화’란 표현을 사용한 적도 없다고도 했다. 북한의 주장은 한반도 비핵화이며 여기에는 주한미군 철수뿐 아니라 미국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군사전문가들의 예측 그대로다. 김정일은 제네바 합의 체결을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했고 북한의 엘리트들은 당시 미국 관리들을 ‘바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백두산과 금강산-원산에 관광특구 2곳을 건설해 관광수입으로 제재의 돌파구를 찾아 자력갱생을 도모하고 미국과 장기전을 펼치려 한다’는 말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미국의 반대와 UN제재에도 불구하고 기필코 북한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태도가 북한의 이러한 의도에 힘을 실어주려 하는게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미국 상원의원들이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 협력 추진 구상을 우려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다가오는 선거(총선)와 국내 정치 목적을 위한 것 같다”고 주장한 점도 가슴에 돌을 얹은 듯 답답하다.

이 고위 인사는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들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강력한 힘으로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도 했다. 사실 1991년 말 남북비핵화공동선언이래 30년에 걸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이미 끝났다. 2017년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함으로써 종언을 고한 것이다. 평화는 말로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힘과 군사력에 의해 지켜진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상대의 선한 의도 같은 것은 ‘발뒤꿈치의 때’ 만큼도 안여기는게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이다. 늑대에 속아 늑대굴에 들어가는 어리석음은 공멸이다. 북한 고위관리의 서한이 예사롭지 않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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