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교안 대표, 머뭇거리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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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교안 대표, 머뭇거리면 죽는다
  • 시사주간
  • 승인 2020.02.0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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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출마 , 이낙연 전 총리와 승부수 띄워라"
"몸사리기, 당 전체 기력 떨어뜨릴 것"
"험지 출마, 약속 지켜 당내 반발 잠재워야"
사진=국회기자단
사진=국회기자단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 출마를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총리에 비해 상당히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7일 열릴 예정이던 회의를 다음주 10일로 미뤘다. 그만큼 복잡한 셈범이 오간다는 이야기다.

황대표는 그동안 당내 중진의원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해 왔다. 그런데 황대표가 몸을 사리자 이를 핑계로 홍준표 전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황교안 대표가 험지에 간다고 해서 내가 왜 따라가야 합니까. 현직 대표는 꽃신 신겨 양지로 보내고 전직 대표는 짚신 신겨 컷오프하고 사지로 보낸다면 그 공천은 정당한 공천인가”라면서 고향(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확실히 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향(경남 거창·함양·산청·합천) 출마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지금 김태호가 떠받들어야 할 민심은, 바로 고향의 민심이라고 믿는다”면서 “당이 처한 어려운 현실도, 아슬아슬한 나라의 현실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김태호의 목소리도 들어봐 주셨으면 한다”고 못박았다.

이렇게 한 두 사람이 반발하면 핑곗거리를 찾기 위해 숨죽이고 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고개를 처들 것이다. 반발이 점점 늘어나면 물갈이할 수 있는 기회도 명분도 사라진다. 대대적인 교체가 예고된 대구·경북(TK) 의원들은 물론 전 지역구에서도 반발도 심상치 않다고 하니 자칫 내부갈등이 커질수 있다.

당내외에서는 황 대표의 몸사리기가 당 전체의 기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들의 눈에도 대표답지 못한 결정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황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당선과 상관없이 한국당 전체, 나아가서는 범보수에 미칠 데미지를 걱정해야 한다. 사실 황 대표 같은 거물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든 안 달든 큰 문제는 없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금배지를 안 달고도 영향력을 유지해야 큰 정치인이다.

황 대표는 이제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 이낙연 전 총리와 한판 명승부를 통해 자신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만약 종로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다면 황 대표의 향후 입지도 크게 강화될 것이다. 그는 차디찬 땅바닥에서 삭발 농성을 하다 쓰러져 버린 결기도 있다. 안주하면 죽는다. 존재감이 부족해도 죽는다. 지도자가 몸을 던질 때 불꽃은 확 살아난다. 생즉사사즉생(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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