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인 독재’·관료제가 막은 ‘신종코로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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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인 독재’·관료제가 막은 ‘신종코로나’ 경고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2.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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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나날이 악화되면서 시진핑 체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중국 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집단지도체제보다 경직된 1인 독재 체제 하의 당 관료제가 사건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맨 처음 경고한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감염 환자를 돌보다 자신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끝에 숨졌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 중앙병원에서 안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생사실을 친구들에 알렸다.

그러나 중국 경찰인 공안(公安)은 이에 대해 유언비어 살포 혐의로 조사하며 리 씨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경고를 묵살했다. 이후 리 씨가 투병 후 사망한 끝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당과 중국 공산당 관제 언론은 리 씨의 죽음을 인정했다. 반면 그 책임은 당이나 공산당 관료 조직이 아닌, 우한 시 당국에 강하게 묻는 등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행태에 중국 시민사회는 공개적으로 당과 현 정치 체제, 관료제를 비판하고 있다. 특히 중국 지식인 계층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은 1인 독재 하의 중국 관료제가 체제 위협이란 명분으로 언론·출판·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탕이밍 우한 화중사범대학 국학원장은 동료 교수들과 함께 “사태의 핵심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다. 리 씨의 경과 유언비어로 치부되지 않았으면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을 겨냥해 강하게 비판했다.

장첸판 베이징대 법학과 교수는 7일 SCMP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리 씨가 사망한 날을 ‘언론 자유의 날’로 지정해야한다”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형법 조항도 폐지해야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네티즌도 중국 SNS인 웨이보, 위챗을 통해 리 씨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동시에 정부에 의한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 억압을 비판하는 글도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이에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는 최근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시 주석이 강조한 온라인 통제 지시를 따라, 관련 인터넷 플랫폼 및 계정 통제·삭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진핑 1인 독재 체제로 사회 통제가 개혁개방 시대보다 더 강화된 가운데 중국 민중뿐만 아니라 지식인 계층마저 공개적으로 시진핑 독재 체제와 관료제를 비판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1989년 천안문 사태처럼 민중의 분노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공산당 관료제가 1인 독재의 눈치로 리 씨와 같은 사회로부터의 경고를 듣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 주석은 집권기 동안 초대 주석이던 마오쩌둥의 1인 독재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당·관료제에 힘을 실어주는 집단지도체제를 펼쳤다. 이 때문에 덩샤오핑은 사후 중국 민중에게 공산당의 민주화에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시 주석 집권 이후의 1인 독재는 1당 독재 체제일지라도 1인 독재에 따른 사회 경고 메시지를 체제 위협-반체제로 간주하기 쉽다. 사회의 경고 메시지를 수용하는 기능 자체가 언론·출판·표현의 자유 제한으로 차단되는 것과 같다. 동시에 당 관료제일수록 상부의 지시가 없는 한 신종 코로나 사태의 경우 경고를 따른 적절한 조치 또한 취하기 어려운 구조다.

중국 네티즌은 리 씨의 죽음으로 언론·출판·표현의 자유 보장 및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당의 공식 사과, 리 씨를 순교자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시민사회의 해소 요구도 ‘체제 위협’이란 시각에서 표현의 플랫폼 통제에 더욱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정부가 대중의 목소리를 얼마나 수용할지 귀추가 전망된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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