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집값 하락 '모르쇠'…오르기만 하는 서울 전셋값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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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집값 하락 '모르쇠'…오르기만 하는 서울 전셋값 이유는?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4.0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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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평균 전셋값 4억6000만원대 진입 
상승폭 축소에도 오름세 여전…"앞으로도 오를 것"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차인 위한 제도 시행 '눈길'

서울 평균 전셋값이 지난해 7월부터 상승해 지난달 4억6000만원대에 진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4억6007만원을 기록했고, 전국의 평균 전셋값도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전셋값 오름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지난해 7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히작한 서울 평균 전셋값이 지난달 4억6000만원대에 진입했다. 사진=임동현 기자
지난해 7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히작한 서울 평균 전셋값이 지난달 4억6000만원대에 진입했다. 사진=임동현 기자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최근 서울 집값 하락 전환에도 불구하고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전셋값 상승 국면이 얼마나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7월(4억3908만원)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서울 평균 전셋값은 지난 3월 4억6070만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집을 사기보다 전세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로또 아파트'를 노리는 청약대기자가 늘면서 전세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에 무게감이 실린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 아파트 전셋값 변동율을 분석한 결과도 다르지 않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재건축을 제외하고 지난해 5월1주부터 46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달은 새 학기 이주가 2월까지 마무리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변동률을 기록했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여전한 가운데 향후 더 상승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서울 집값은 하락 국면을 맞은 가운데 전셋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부동산인포
서울 집값은 하락 국면을 맞은 가운데 전셋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부동산인포

◆내년 입주물량 올해 반토막, 전셋값 견인  

먼저 내년 입주물량이 올해 반토막에 그쳐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21년 서울에서는 총 2만321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인 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4만 가구 이상 입주물량이 쏟아졌던 것에 비해 내년 입주물량이 줄어들면 시중이 풀릴 전세물건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발표된 12·16 부동산대책도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시가 9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20%로 강화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담대 금지 ▲전세대출 이용한 갭투자 방지 등으로 분양 받았던 아파트를 전세 내놓지 못하고 그대로 입주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1만 가구 이상 입주가 대거 쏟아진 서울 강동구의 경우 전셋값 하락이 우려됐지만 전셋값이 크게 하락하지 않았고, 입주 초반 주춤했던 전셋값은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강동구 상일동 고덕연합부동산 관계자는 "2월 입주에 들어간 4066가구의 고덕아르테온의 경우 과거 같으면 전세물건이 쏟아져야 정상이지만 80% 이상이 집주인들 중심으로 입주했다"고 말했다. 

대출이 문제가 됐거나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양도세를 줄이려는 목적의 입주자들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 입주를 시작한 강동구 주요 단지에 세입자가 채워진 후 올해들어 집주인들의 입주가 이어지면서 시장에 전세물건이 쏟아지지 않아 전셋값이 하락하지 않은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향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묵혀두기 보다 월세로 전환해 현금수익을 늘리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월세가 늘어나면 전세물건은 귀해질 수밖에 없다. 사진=시사주간 DB 
최근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묵혀두기 보다 월세로 전환해 현금수익을 늘리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월세가 늘어나면 전세물건은 귀해질 수밖에 없다. 사진=시사주간 DB 

◆저금리 기조 전세→월세 전환 증가 우려

저금리 기조로 인한 전세물량의 월세 전환 증가도 우려된다. 지난 3월16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이로써 예금을 통한 이자수익은 더 줄어들게 됐다. 

또 시장의 전세물건 가운데 월세로 전환되는 물건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묵혀두기 보다 월세로 전환해 현금수익을 늘리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월세가 늘어나면 전세물건은 귀해질 수밖에 없고, 전셋값 상승이 동반된다. 

아울러 정시확대로 인한 정통학군지역 중심의 전셋값 상승도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정시확대가 이슈 되면서 인기 학군으로 꼽히는 양천구, 강남구 전셋값 변률이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세물건이 줄어들 요인이 많아 서울 전세난은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1순위 지역우선 거주자격도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강화돼 유망 아파트 분양을 위해 세입자로 거주하려는 이들이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전셋값 상승으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차인을 위한 제도 도입 및 시행이 속도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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