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름의 재계이야기] ② 사람을 위한 vs 사업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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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름의 재계이야기] ② 사람을 위한 vs 사업을 위한 
  • 오아름 기자
  • 승인 2020.04.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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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역발상 경영 진두지휘
신동빈, 실적개선 불씨 살린다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시사주간=오아름 기자] 우리나라에는 수 많은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고 있고, 그 안에서 오너들의 경영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그 중에서도 재계 순위 2위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과 5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은 서로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정 부회장은 사람을 위한 경영이라면 신 회장은 사업을 위한 경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그 후 발빠르게 세대교체를 공식화하면서 ‘역발상경영’으로 진두지휘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인해 차량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면 반납하거나 다른 차로 교환할 수 있는 현대·기아차의 고객 케어 프로그램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종을 결정하는 데 유용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지난 2016년에 선도적으로 차량 구매 후 고객이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라 ▲차종 교환 ▲신차 교환 ▲안심 할부(차량 반납)가 가능한 ‘현대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을 출시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현대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은 고객이 차량 구입 이후에도 차종을 다시 선택하거나 반납할 수 있어 차종 결정에 따른 어려움을 일부 해소하는 것은 물론 최근과 같은 경제상황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매 안심프로그램이다.

출시 후 지난달까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차량을 교환하거나 반납한 누적 고객 수는 1192명에 달한다.

이달 초 현대차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가 국내에 시행 중인 현대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국내와 거의 동일한 프로그램인 ‘신안리더((心安礼得·마음의 평온과 다양한 혜택을 드립니다)’를 중국에 출시하고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단 중국시장에 출시한 ‘신안리더’는 국내 프로그램과 달리 투싼(TL)과 밍투, ix35, 라페스타, 싼타페, ix25 등 6개 모델 한정으로 올 6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국내 현대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은 전 차종을 대상으로 2016년 9월부터 상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상세 내용을 보면 대상 차종과 운영기간 면에서 국내 프로그램이 중국에 출시한 프로그램보다 혜택이 더 많다”라고 평가했다.

현대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의 ‘차종 교환’은 ▲출고 후 한달 이내 ▲주행거리 3000km 미만 ▲수리비 30만원 미만 등의 조건을 충족한 고객이 구매한 차에 대해 불만족하면 다른 모델 신차로 교환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매출 감소 등 어려움에 처한 부품 대리점을 돕기 위해 긴급 경영 지원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성금에 회사도 같은 금액을 적립해 의료지원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우선 4월 한 달 간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의 1134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부품 공급 가격을 할인 해주기로 했다. 이번 지원으로 대리점 당 약 300만 원 정도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각 대리점별로 필요 기간을 신청 받아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 만기를 최대 3개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매출 감소, 거래처 수금 지연 등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리점의 자금 유동성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전국 부품 대리점에 손 소독제 5000여 개도 지급한다.

반면 신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타격받은 사업을 발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을 받아든 롯데쇼핑은 올해 초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핵심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오프라인 700여 개 점포의 30%(200여개)를 폐점하는 것. 매장 인력은 다른 점포로 재배치하거나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쇼핑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온라인 사업을 모두 정리한다.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앞으로 해외 사업은 오프라인 매장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재계 2위 살림그룹과 손잡고 2017년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 아이롯데닷컴의 지분을 살림그룹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베트남 현지 이커머스 사업인 롯데닷브이엔 운영을 종료한 바 있다. 롯데쇼핑이 해외 온라인 사업을 접는 이유는 중국 알리바바 등에 밀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와 달리 해외 시장의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어 앞으로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 2017년 야심차게 선보인 맥주 ‘피츠’가 출시 3년만에 단종될 것으로 전해졌다. 피츠는 출시될 당시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클라우드’와 구분되는 캐주얼 맥주 라인업으로 초기에는 젊은 소비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종가세 제도의 이점으로 저가에 대량 유입된 수입맥주의 국내 시장 점유율 잠식, 국내 맥주 브랜드 간 경쟁 과열, 그리고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이 뜻하지 않게 롯데 브랜드 제품들에 끼친 영향으로 시장에서 피츠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앞서 이영구 대표는 맥주부문에서 비용 절감 노력과 함께 클라우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 맥주사업에서 실적 개선의 불씨를 당기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클라우드는 2019년 판매량을 기준으로 맥주 소매시장 점유율이 2.1%에 그쳤다. 2017년 출시 초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극찬했다는 풍문으로 ‘신동빈맥주’라 불렸던 피츠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1.5%에 불과했다.

판매량이 줄어들면 매출뿐 아니라 생산성이 악화돼 비용부담이 더욱 늘어나는 이중고를 피할 수 없다. 이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피츠의 단종에 대해 롯데 전 계열사의 당면과제가 된 경영 효율화 방침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55세 이상 70세 미만인 실버사원들의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롯데마트는 실버사원들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지난달 31일부로 36명의 실버사원 고용 계약이 종료됐고, 남아있는 2명의 사원도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6년까지 만 55세 이상 실버사원을 계약직으로 모집한 바 있다. 이들은 만 60세까지는 성과급과 복지혜택을 받았고, 만 61세부터는 아르바이트 계약직으로 전환되어 70세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계약 기간은 1년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는 올해 초 발표한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SW

oar@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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