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20년 부활절, 진정한 '부활의 의미'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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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020년 부활절, 진정한 '부활의 의미'를 생각하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4.1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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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인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소망교회에서 신자들의 사진을 걸어놓은 채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활절인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소망교회에서 신자들의 사진을 걸어놓은 채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특별히 희망이 필요한 때, 부활절을 맞았습니다. 많은 교회가 예배를 축소하고, 신도들은 가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했습니다. 부활은 신앙인들에게 신비이지만 일반인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부활을 통해 '고난의 역사'를 '희망의 역사'로 바꾼 예수 그리스도처럼, 우리 국민들은 어려운 시기에 '용기와 사랑'을 실천하며 위기를 희망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부활절인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새로운 희망'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교회가 예배룰 축소하고, 신도들은 가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했다"면서 "부활의 믿음으로 큰 사랑을 실천해주신 한국교회와 신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동안 소수의 대형교회를 제외하고 '온라인 예배'로 예배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부활절을 앞두고 몇몇 교회들이 다시 현장예배를 강행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고 실제로 현장예배를 강행한 교회도 있었다. 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부활절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는 교회의 생각도 일리가 있다. 최근 공원이나 유원지, 클럽 등에서 거리두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데도 교회만 거리두기를 지켜야하느냐고 생각하는 신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를 유지하고 부활절 행사 및 감사예배를 연기하는 등으로 예배를 진행했다. 부활의 축하보다는 코로나19로 힘겨워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힘들어하는 가운데 부활절을 지내게됐지만 이럴 수록 한국 교회가 일어나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사랑의 섬김으로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데 앞장서야한다"고 밝혔다.

천주교도 제주교구를 제외한 모든 교구가 미사 예식을 간소화하고 온라인 미사를 진행했다. 염수경 추기경은 부활절 메시지에서 "미사를 중단한 것은 초유의 사태이지만 신자들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피치 못할 가슴아픈 결정이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인내와 희생, 협조를 아끼지 않는 국민 모두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교회가 달라져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들만의 믿음을 지키는 공간으로 머물지 말고 지역과 함께하는, 지역 사람들과 함께하는 하나의 '공동체'로 돌아가야한다는 것이다. 현장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들을 향해 지역 주민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 없이 '자신들만의 믿음'을 지키려는 이기적인 곳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교회들이 자신들만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한다'고 하기보다는 이웃을 생각하고 나라를 생각하며 '고난을 이겨내자'고 기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들도 '부활절만큼은' 신도들과 함께 하고 부활절 달걀이라도 함께 전하고 교제도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은 '고난의 때'라고 생각하기에 고난을 이겨내는 기도를 하자고, 이웃을 돕는 기회로 만들자고 전하고 있다. 

그렇기에 올해 부활절은 비록 행사는 없었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전했던 '이웃 사랑'의 의미를 돌아보고 교회가 이 상황에서 해야할 일을 알려준 날이 되었다. '신도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하는, 비록 기독교를 믿지 않는 이웃이라도 그 이웃이 아플 때 함께 기도하는 곳이 교회라는 것을 알려준 날이다. 그것이 어쩌면 코로나19로 뒤숭숭한 2020년에 전하는 '부활의 메시지, 희망의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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