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자격 찾으려면 제대로 투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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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자격 찾으려면 제대로 투표해야
  • 시사주간
  • 승인 2020.04.13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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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처럼 쏟아지는 돈, 제2의 ‘고무신과 막걸리 선거’다
국민 돈을 마치 제 주머니 돈인 듯 마구 선심 써
국민 1인당 갚아야 할 나랏빚이 1400만원
코로나 검사 축소 의혹에 대통령까지 지방 순례
사진=이석균 마케팅국 부장

제2의 ‘고무신과 막걸리 선거’라 할 만하다. 갑자기 돈이 로또처럼 쏟아진다. 일부 사람들은 미안해서 돈을 못받겠다고 할 정도다. 소득 하위 70%에게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더니 만 7세 미만 아동이 있는 전 가구에 월 10만원의 아동수당과 별도로 40만원씩, 총 1조여원의 상품권을 주겠다고도 했다. 선거를 앞두고 7세 미만 아동을 둔 209만 가구, 400만 명가량의 유권자에게 대놓고 1조원을 뿌리겠다는 것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65세 이상 52만여 명에게는 3월 임금 27만원씩(총 1409억원)을 미리 주겠다고도 한다. 일을 하지 않아도 주겠다는 것이다. 지급시기도 묘하다. 총선 전에 모두 지급하겠다고 한다. 과거 고무신을 주고 막걸리를 사먹여 표를 구걸하던 선거와 다른게 뭔지 궁금해진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하루가 다르게 목이 마른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느릿느릿 세월아 네월아 하며 시간을 끈다. 일선 대출창구에서는 욕이 터져 나올 지경이지만 시행 두 달이 되어가는데도 좀처럼 손에 돈을 쥐기가 쉽지 않다. 이럼에도 국민의 돈을 마치 제 주머니 돈인 듯 마구 선심을 쓴다. 노자말로 도과(盜誇)로, 남의 것을 훔쳐 자랑하는 격이다.

지난해 국민 1인당 갚아야 할 나랏빚이 1400만원을 넘었다. 지금 상태로 보면 올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이미 마지노선인 40%를 넘어섰으나 태연작약하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그리스 등 국민들에게 돈을 뿌려 됐던 나라의 말로가 어떤 것인가를 우리는 보고 있다. 가장의 빚은 자녀에게 돌아온다. 이 폐해는 지금의 50~70세대가 아니라 20~30세대에게 돌아간다. 다 퍼먹고 밑구멍까지 난 솥을 들고 원망해 봐야 소용없다.

코로나19 여파로 자금 이동이 급속하다.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주식과 채권을 팔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1개월 동안 830억 달러 신흥국에서 빠져나갔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 9일 발간한 ‘자금 흐름 보고서’에서 올해 58개 신흥국(중국 제외)에서 2160억 달러(약 26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에 다가갈 것이라는 경고도 들린다. 우리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타격을 받았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물론 웬만큼 견실한 기업들도 휘청거렸다. 코로나 19가 ‘엎친데 덮친’ 역할을 했을 뿐이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 19 사례정의 7판부터 ‘원인 미상의 폐렴 등’이라는 조건이 붙으면서 일선 의사들은 검사 대상이 축소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의사는 SNS에 실명으로 글을 올려 “검사를 안 하고, 아니 못하게 하고 있다. 총선 전까지는 검사도 확진도 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 검사 축소 의혹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4월 들어 연일 지방을 찾아다니고 있다. 제주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는 문대통령이 제주 4·3 사건 추념식에 참석한 이유를“내가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이건 선거 개입이자 관권 선거다. 선거법이 규정한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이다. 청와대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통령의 오랜 친구를 울산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공작을 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고무신과 막걸리 선거’에 이어 관권 선거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만하다. 돈에 휘둘려 표를 찍는다면 그런 사람은 국민 자격 없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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