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드림타워, 제주의 '꿈'인가 '악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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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드림타워, 제주의 '꿈'인가 '악몽'인가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4.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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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사업비 1조6000억원 들인 드림타워, 경제효과는 10조원 기대
교통문제, 오·폐수 대책 없이 완공만 서두르면 '난개발' 상징 될 수도
95% 완공 된 드림타워의 모습. 사진=오영주 기자
90% 이상 완공 된 드림타워의 모습. 사진=오영주 기자

[시사주간= 오영주 기자]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제주에서 가장 높은 38층(169m) 건물로 연면적은 여의도 63시티의 1.8배(303.737㎡)에 달한다. 한라산과 제주 바다를 파노라마 뷰로 조망할 수 있는 1600개의 올스위트 객실과 14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할 계획으로, 일각에서는 제주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 노형5거리에서 한창 공사 중인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현장에 가보니, 드림타워를 상징하는 두채의 쌍둥이 건물은 이미 외관을 갖추고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뒷편으로 가보니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분을 준공하기 위해 인부들이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었다. 

한창 공사 중인 드림타워의 모습. 사진 =오영주 기자
한창 공사 중인 드림타워의 모습. 사진=오영주 기자

◇ 제주의 꿈, '드림타워' 3100개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효과 기대

지난 13일 롯데관광개발은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6500억원 규모의 대출확약서를 발급받으면서 마지막 자금조달 절차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대출확약서는 자금 조달을 주간하는 증권사가 은행 등 대주단(貸主團)으로부터 목표한 자금을 다 조달하지 못할 경우 부족한 부분은 직접 책임지겠다는 증서다. 이제는 무사히 완공될 일만 남았다. 

제주드림타워 완공 후, 제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약 10조원이다. 롯데관광개발은 3월 보도자료를 통해 “총 1조6000억원이 투입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는 오는 2025년까지 기대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10조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3100명의 신규 일자리를 포함해 취업 유발효과 규모는 8만명에 이르면서 제주 경제 전반에 기대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작년 10월 초부터 약 70여일 간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270명의 관리자급 경력직 공개채용을 진행했으며, 경쟁률은 평균 30.1대 1을 기록했다. 또 코로나19 여파에도 3100개 일자리 창출 선언을 지키기 위해 화상 면접에 돌입한 것으로 보도됐다. 롯데관광개발 김진희 인사총괄 상무는 “화상 면접을 통해 신규 채용 일정에 전혀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기업들이 공채 일정을 미루고 관련 업계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취업시장에서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교통, 오·폐수 문제 처리 못하면 제주의 '악몽' 될지도

이처럼 완공 후에는 웃을 일만 남은 듯 하지만, 우려되는 점들 역시 존재한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력이 기대되고 있지만, 반대로 경제적 악영향을 미치리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교통문제와 오·폐수 처리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안이다. 이 때문에 이번 4.15 총선에서는 드림타워가 조성 중인 제주갑 후보들이 드림타워 문제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올해 4.15 총선에 출마했던 정의당 고병수 예비후보는 선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는 공급과잉으로 숙박업 불황이 심각하다”면서 “드림타워로 1600여개 객실이 더 늘어나면 주변 호텔은 물론이고, 지역 영세자영업자의 피해를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근 상권은 무너지고,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다. 

드림타워 앞을 차량들이 혼잡하게 지나가고 있다. 사진=오영주 기자
공사 진행으로 인해 더욱 통행이
공사 진행으로 인해 통행로에 설치된 가드레일. 사진=오영주 기자

노형5거리의 고질적 문제점이었던 교통체증도 드림타워 완공 이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형5거리의 1일 평균 교통량은 도내 주요 도로 중 가장 많은 4만7000여 대로, 제주의 교통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기자가 평일 방문해본 노형 5거리는 출퇴근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끝없는 차량 행렬로 혼잡했으며, 드림타워의 공사로 인해 대형 차량이 등장하고, 통행 금지 가드레일 등이 설치돼 있어 불편함이 가중됐다. 이처럼 완공 전에도 복잡한 곳이 이후에는 얼마나 혼잡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4.15 총선에 출마했던 박희수 후보는 선거 운동 당시 공약에 ‘교통문제 없는 명품도시' 를 내세우며교통체증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박 후보는 "현재 제주도내 주요 도심지는 도민들과 관광객들의 차량들이 뒤엉키며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특히 노형오거리에 들어선 드림타워가 정식 개장하게 되면 주변 교통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폐수 처리 문제도 노형동 주민들에게는 골치거리다. 드림타워에서 하루에 쏟아지는 오·폐수는 4000t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2000t은 도두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갈 예정이다. 하지만 도두하수처리장은 이미 가동률이 90%를 넘었고, 증축 공사도 2025년에야 완공이 가능하다. 결국, 오·폐수 역류에 대한 불안감을 노형동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신화역사공원도 오폐수가 도로로 역류하는 사고가 지난 2018년 4차례나 발생해 도민들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또 처리 되지 못한 나머지 오·폐수는 우수관을 통해 하천에서 바다로 흘러가게 될 예정이라 자못 문제가 심각하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드림타워 완공을 무조건 서두르기 보다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개장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병수 예비후보는 "올해 상반기 예정된 드림타워 개장 일자를 연기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제주도정은 과감하게 브레이크를 걸어야 하고, 준공을 연기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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