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도 풀지 못한 재래시장의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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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도 풀지 못한 재래시장의 극과 극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4.2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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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위해 재래시장 찾는 손님 늘어나
카드 사용하지 않는 동네 시장들, 여전히 손님 없는 상황
"코로나 문제 이전에 구조의 문제" 지적도
'철저한 방역'을 강조하고 있는 재래시장 현수막. 사진=임동현 기자
'철저한 방역'을 강조하고 있는 재래시장 현수막. 사진=임동현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조금씩 자유로워진 가운데 재래시장도 조금씩 활기를 찾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방역을 철저히 한다는 현수막을 붙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시민들도 안심하고 시장을 찾고 있지만 모든 재래시장이 다 활기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비교적 큰 규모의 시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반면 작은 동네 시장은 아직 발길이 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받지 못하는 곳도 있어 자칫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후 첫 주말인 25일 오후, 서울 수유전통시장에는 장을 보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는 돌아올 수 없다'는 말이 나왔지만 이날 오후 수유전통시장의 모습은 이 말이 '거짓말'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평상시의 활기넘치는 모습이 계속됐다. 비록 마스크를 썼지만 사람들이 줄지어 다니고 있었고 찬거리, 생선, 고기 등을 살피고 고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계속 보였다.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힘찼다.

"전에도 주말에는 사람이 좀 있었어요. 오늘만 특별히 많은 건 아닙니다. 요즘에는 서울시에서 주는 카드(서울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쓰려고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한 상인이 전한 말이다. 실제로 시장 곳곳에는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환영', '제로페이 환영' 등의 문구가 붙어있었다.

25일 오후, 서울 수유전통시장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임동현 기자
25일 오후, 서울 수유전통시장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임동현 기자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는 시민들. 사진=임동현 기자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는 시민들. 사진=임동현 기자

서울시가 지역 내 소비촉진과 소상공인의 매출을 증대하기 위해 발행한 '서울사랑상품권'은 사용시 10% 할인 혜택이 있으며 코로나19 특별 기간 중에는 최대 20%까지 할인이 됐다. 상인들 역시 수수료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호평을 하고 있으며 또 긴급재난지원금이 선불카드 식으로 발급되면서 소비를 위해 재래시장을 찾은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지만 동네 시장의 경우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다. 비슷한 시간, 서울 성북구의 한 전통시장. 수유전통시장과는 달리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저녁거리를 살 만한 시간에 다시 한 번 그 곳을 방문했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이 전한 말이다. "예전에 카드 수수료 문제가 있었잖아요? 그 때 많은 시장 상인들이 카드를 받지 않았고 단말기도 운영하지 않았어요. 현금만 받으니까 그때부터 손님이 줄었는데 이번에 서울시 긴급재난지원금도 선불카드로 지급됐잖아요? 카드를 못 써요. 그러니까 다른 시장으로 가게 되는거죠".

서울 성북구의 한 시장. 동네 시장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있었다. 사진=임동현 기자
서울 성북구의 한 시장. 동네 시장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있었다. 사진=임동현 기자

"요즘에는 2~3만원 정도 들고 많은 걸 사려 하지 않잖아요. 필요한 게 있으면 그때 그때 조금씩 사는 구조고. 그러다보니 동네 시장을 사람들이 잘 안 찾게 되죠. 카드가 안되는 곳도 아직 많다는 것이 불편하고요. 코로나19의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나온 구조에서부터 문제가 있었어요. 동네 시장이 변할 필요가 있죠". 시장을 자주 찾는 한 시민의 말이다.

소비를 촉진하고 재래시장을 이용하도록 하는 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재래시장은 아직 미비한 점들이 있고 이 점 때문에 재래시장끼리도 차이가 아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재래시장의 모습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보다는 시장이 앞으로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갖춰야하는지를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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