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 해상풍력발전시범사업 부결, 돌고래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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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제주 해상풍력발전시범사업 부결, 돌고래들의 운명은?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5.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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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갈등 빚은 '해상 풍력발전시범사업', 제주도의회 본회의 최종 부결
찬성 의견 "지역경제 발전될 것" VS 반대 의견 "돌고래와 주민 상생해야"
야생돌고래를 탐사할 수 있는 동일리 포구 주변의 모습. 사진=오영주 기자
야생돌고래를 탐사할 수 있는 동일리 포구 주변의 모습. 해상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은 대정읍 동일1리 해역부터 시작한다. 사진=오영주 기자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서식하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 풍력발전시범 지구로 지정하는 동의안이 제주도의회 상임위를 통과했으나,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됐다. 

일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에 거세게 부딪치며 9년째 갈등을 빚어왔던 해상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은 대정읍 동일1리 해역 5.46㎢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5700억원을 투입해 5.56㎿급 풍력발전기 18기와 해저•지중 송전선로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해상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은 지난해 8월 제주도 풍력발전심의위원회(원안 의결) 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제주도의회에서 삼수 만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4월29일 오후 열린 제381회 임시회에서는 결국 ‘부결’ 처리됐다.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에는 재석의원 42명 중 16명이 찬성, 20명이 반대했으며, 기권은 6명이었다. 

앞서 통과된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건도 ‘주민 수용성 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 반쪽 짜리 통과였다. 양병우 도의원(무소속•서귀포시 대정읍)은 최승현 제주도 행정부지사를 향해 “대정읍의 경우 마늘 산지폐기와 함께 해상풍력단지 지정 문제를 놓고 주민 간의 다툼으로 제2의 강정마을과 같은 실정이다”며 “주민수용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상풍력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플래카드. 사진=오영주 기자
해상풍력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플래카드. 사진=오영주 기자

주민과의 갈등의 골은 이미 깊다. 관련 사업을 반대해온 대정읍 주민 100여명은 4월 28일 오전 제주도의회 앞에서 “어업인 생존권 박탈하는 사업 계획을 철회하라”며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대정해상풍력을 반대하는 대정사랑 주민모임도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주민피해와 갈등이 극심한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추진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3월집회에서는 대정읍 일과리, 상모리 지역 등의 자생단체를 비롯해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고래, 모슬포수협, 제주어류양식수협, 대정양식장협의회, 대한불교조계종 서산사 등의 단체가 강력히 반대하기도 했다. 

◇ 9년간 추진한 해상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 찬반 이유 알아보니

이처럼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상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을 9년가까이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지역 경제 활성화가 가장 큰 카드인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이 진행되면, 지원금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동일리 일부 주민들은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마을인 동일리는 주 수입원인 마늘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돌고래 출몰로 인한 어획량 감소도 있다고 주장한다. 돌고래가 가까이 다가와 해녀가 포획한 문어를 가로채는 일도 있다면서 '사람이 먼저냐 돌고래가 먼저냐'를 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돌고래의 생태계가 파괴되어 관련 관광 산업이 축소되고, 어민들의 조업 활동도 오히려 축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선 제주지역 연안에 정착해 사는 남방큰돌고래는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올라 보호해야 하는데, 해상풍력이 만들어지면 갈곳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 돌핀스의 제주돌핀센터. 사진=오영주 기자

해양환경단체의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는 "해상풍력이 만들어지게 되면 돌고래들이 갈 곳이 없다”면서 “한경면에 탐라해상풍력이 들어서 있고, 한림읍 지역도 공사를 하려고 하는데 그쪽에는 돌고래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풍력발전소가 건립되면 모슬포항을 이용하는 선박 입출항 시 사고 위험과 전파교란 등으로 인한 운항 위험으로 어민들의 생활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풍력발전기가 만들어내는 각종 소음과 진동, 저주파로 인한 문제점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돌고래로 인해 어획량이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돌고래가 상어 등으로부터 해녀들을 지켜줘 안전성이 높아지는 순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  ‘부결’ 처리 됐지만…해상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의 미래 행보는?

해상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은 결국 본회의에서 부결처리 됐지만,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은 약 9년간 숱한 반대 속에서도 추진되어 왔기 때문이다. 2011년 처음 추진된 이 사업은 어민반발과 주민수용성 확보 미흡 등으로 인허가가 중단됐으나, 끈질기게 2015년 다시 재개됐다. 2016년에는 지구지정 동의안이 도의회에 제출됐다가 심의가 지연, 10대 의회 임기 만료와 함께 2018년 6월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사업자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 2018년 10월 지구지정 위치를 당초 5개 마을에서 1개 마을로 축소, 용량(200㎿→100㎿)과 면적(29㎢→5.46㎢)도 대폭 축소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해 사업 재개에 나섰다. 결국 지난해 8월 제주도 풍력발전심의위원회(원안 의결) 심의를 통과하고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도 통과했지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사업시행예정자는 한국남부발전(49.9%)과 CGO-대정(25.1%), 두산중공업(25%)으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SPC) 대정해상풍력발전㈜다.

다만,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연안에서만 발견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와 돌고래 서식지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를 조사할 방침이어서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돌고래가 출몰하는 동일리 포구. 이 지역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될지, 해상풍력발전시범지구가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오영주 기자
돌고래가 출몰하는 동일리 포구에 파도가 치는 모습. 사진=오영주 기자

11일 제주도는 최근 제주도청에서 열린 학술용역심의에 ‘남방큰돌고래 및 서식지 문화재적 가치 조사 용역(안)’이 상정됐다고 밝혔으며, 심의위는 조사 용역에 대해 적정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 결과 남방큰돌고래와 서식지를 보호해야 할 가치가 높다는 결과가 나오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개발 사업이 제한돼 해상풍력 발전 시설이 들어서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다만, 문화재보호구역 지정 시 주변 어민들과의 의견 충돌이 우려된다. 작년 6월에도 서귀포시 대정읍 바다의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의견수렴 절차가 진행되면서 해당 구역 해녀들이 강력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보호구역 지정보다는 해녀와 동행, 상생할 수 있는 안전조업 환경 조성과 돌고래 주변 기피 가능한 주파수 송출 기기 지원 등 근본적인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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