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쌍방울그룹의 조금 이상한 쌀 선물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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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쌍방울그룹의 조금 이상한 쌀 선물 '해프닝'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5.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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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은 지난 4월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하며 6개 계열서 전체 임직원들 1000여명에게 10kg 쌀을 선물했다. /사진=쌍방울 홈페이지
쌍방울그룹은 지난 4월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하며 6개 계열사 전체 임직원들 1000여명에게 10kg 쌀을 선물했다. 사진=쌍방울 홈페이지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최근 쌍방울그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대하는 자세가 남다르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지역사회에 마스크 25만장을 기부하고, 임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긴축경영을 단행하지 않는 등 근무여건 개선에 최선을 다하는가 하면 전체 임직원 1000여명과 대리점주에게 쌀 10kg씩을 선물했다는 것.

기사가 보도된 지 3일 후 기자는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쌍방울그룹에 속한 한 계열사에서 쌀을 지급했다가 다시 회수했다는 내용이었다.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공감과 그룹사 차원의 코로나19 극복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 직원에게 쌀을 선물했다던 쌍방울그룹 관계자의 설명과는 상반되는 내용에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광림이 최대주주인 쌍방울그룹에는 쌍방울, 남영비비안, 나노스, 포비스티앤씨, 미래산업 등이 속해 있다. 

이 중에서 쌀을 지급했다가 회수했다는 곳은 스마트폰 부품 제조업체인 나노스. 광림은 2016년 나노스를 인수하면서 다양한 사업군으로 외형을 확장했다.

특히 나노스는 올해 1분기 주력사업의 호조로 그간의 부진을 털고 흑자전환 했고, 쌍방울그룹의 최대주주 광림 역시 나노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1분기 흑자전환 했다. 

광림 흑자전환의 1등 공신으로 업어줘도 시원찮을 나노스에게만 쌀을 지급했다가 회수한 이유가 무엇일까. 

취재 결과, 결과적으로 나노스 임직원들에게도 쌀은 지급됐다. "줬다 뺏은 것은 맞지만 다시 지급됐다"는 게 쌍방울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4월 중에 한번 배포 됐다가 회수하고 5월 초에 다시 지급됐다는 것.

쌍방울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나노스는 지난 4월 중 쌀을 지급했다가 회수한 뒤 5월 초 다시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시사주간
쌍방울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나노스는 지난 4월 중 쌀을 지급했다가 회수한 뒤 5월 초 다시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보자 제공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나노스 인사·총무 총괄하는 분과 통화를 했는데 쌍방울그룹에 커뮤니케이션이 좀 그렇게 되서 지급이 됐다가 잠깐 회수 했다가 다시 지급했다"면서 "결국에는 회수가 아니라 지급이 된건데 절차에서 한번 '줬다 뺏은' 것처럼 하나의 해프닝이 있었나보다"라고 말했다. 

다소 유약한 답변에 기운이 빠졌지만 "왜 그런 해프닝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답변은 끝내 들을 수 없었다. '담당부서 담당자의 실수'라는 게 이유의 전부였다. 

그러면서 해당 관계자는 "저희도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겠지만 해프닝은 맞다. 전체 6개 계열사 총 직원수가 1000명 조금 넘는데 전부 지급됐고, 이 건은 증명관계도 확인 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냥 줬으면 됐는데 모양새가 한번 중간에 그렇게(회수) 돼버리니까 일부 직원들이 곱게 보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기자와의 최초 통화 당시 관련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 본사 측에서 지급한 쌀 선물이 계열사 별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해당 관계자는 "나노스 인사·총무 쪽에서 "어떻게 아셨냐?"고 물어볼 정도 였다"면서 "회수가 된 상태에서 끝난 게 아니라 정말 해프닝처럼 다시 배포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기자에게 '쌀 지급 후 회수 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던 나노스 직원 제보자는 이후 입을 닫았고, 접촉을 시도한 또 다른 직원 역시 쌀 선물에 대해서는 지급과 회수 재지급에 대해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웃고 넘길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면, 나노스 관계자들이 이렇게 함구하고 모른다고 해야 할 일인지 물음표가 남는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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