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 배달?' 쿠팡에 맹비난 쏟아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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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 배달?' 쿠팡에 맹비난 쏟아지는 이유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6.0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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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사랑받던 쿠팡, 일평균 배송 건수 백만건 이상 급증....지금은 천덕꾸러기
허술한 방역, 미흡한 대처방식에 경기도 측 '사실상 영업금지 조치'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사진출처=연합뉴스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112명으로 늘어났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부천 물류센터 확진자는 1명이 추가돼 112명으로 늘었다. 물류센터에서 감염된 확진 환자는 74명, 이들로 인해 전파된 감염자는 38명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이하 방대본) 부본부장은 감염 경로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태원 클럽 방문 후 확진된 인천 학원강사에서 쿠팡물류센터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 발생이나 물류센터 종사자들 간의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여의도에 위치한 연세나로학원 관련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총 9명의 감염 사실을 확인했으며, 학원 강사의 어머니가 쿠팡물류센터 직원 확진자와 먼저 접촉한 뒤 감염됐고, 이후 연쇄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 사회적 거리두기 1등 공신이던 쿠팡, 맹비난받는 이유는?

사진출처=쿠팡

쿠팡 측은 이번 코로나 감염 사태가 자사 물류센터발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방대본에서는 연세나로학원에서 비롯된 연쇄 감염을 가장 가능성 높게 보고 있다. 그럼에도 쿠팡 측에 맹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는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던 위생 점검, 미흡한 대처 방식, 사과문에서 느껴지는 안일한 마인드 때문이다.

쿠팡 측은 지난 24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인지했음에도, 당일 오후 조를 정상 출근시키는가 하면,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다음날(25) 출근자를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 발생의 진원지인 쿠팡 부천물류센터와 고양물류센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자가격리중인 이들에게 지난달 31일 '인천쿠팡4센터 단기 대모집'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나 맹비난을 받았다. 

사진 출처 = 아시아경제
사진출처=아시아 투데이

쿠팡 측은 첫 메시지 발송 후 1시간 쯤 뒤에 '전산 오류'였다고 해명했으나 대처 방식의 안일함을 보여주고 말았다. 그외에도 보건소가 아닌 병원에서 진단 검사를 받은 근무자들에게 검사비용을 원활히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제보가 나타나며 근로자들의 불만이 쏟아진 상태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 닷새 만인 지난달 28일 뒤늦은 해명 메시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어려운 시기에 저희까지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전국 모든 물류센터에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매일 방역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선센터의 경우 상품이 이미 포장된 상태로 입고되기 때문에 쿠팡 직원이 직접 상품을 접촉할 수 없다"며 상품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방역당국 조사 결과 부천물류센터 직원들의 옷과 안전모 등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돼 방역을 지켰다는 주장이 무색해져버렸다. 쿠팡과 관련해 작업시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고, 손소독제조차 잘 비치되지 않았다는 제보가 나왔으며, 공식 사과문이 아닌 Q&A(질문응답) 형태의 자료였다는 점에서도 사안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마인드가 느껴져 비난이 속출했다.

확진자 발생 후 경기도 측의 조사에도 적극 응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물류센터 집단 감염이 발생한 후 쿠팡에 배송 직원 명단을 요구했지만, 쿠팡은 제때 응하지 않았으며, 강제 조사가 들어간 뒤에야 명단을 제출했다. 앞서 이태원에 다녀오고도 그 사실을 숨기며, 제때 조사에 응하지 않은 학원 강사가 여러 확진자를 만들어낸 사례처럼 빠른 대응과 적극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도는 이러한 쿠팡에 유감을 표시하며 사실상 영업금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 5월 28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쿠팡 부천 센터에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시설 내 환경검체 검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해당 시설이 오염됐다는 판단에 따랐다”고 밝혔다. 이어 "자칫 상품 배달이 아니라 '코로나 배달'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에서 철저한 방역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1등 공신으로 꼽혔던 쿠팡이 이제는 ‘코로나 배달’을 할 수도 있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쿠팡 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쿠팡의 일평균 배송 건수는 평소 220만개 내외 수준에서 최근 300만개 수준으로 급증했다. 지난 1분기 쿠팡의 거래액은 3조 원 이상으로 파악되며 월 거래액은 1조 원을 넘겼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매출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쿠팡, 양성률 더 올라갈 것…소비자 마트, 편의점으로 발길 돌려

방대본 측은 브리핑에서 "해당 쿠팡 물류센터에서 12일부터 근무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 및 자가격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검사 대상자 중에는 양성률이 2.5~2.9% 정도, 3% 조금 안 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수조사를 진행 중인 데다 잠복기 14일 등을 고려하면 양성률이 조금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 주말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매출이 2주 전과 비교해 5.6% 증가했으며, 품목별로는 살충·제습제 물티슈와 분유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편의점 GS25에서도 쿠팡 사태 이후 기저귀 등 유아용품 매출이 6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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