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공안사범 교화지침' 비공개, '정당' VS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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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공안사범 교화지침' 비공개, '정당' VS '위법'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6.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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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국가 중대 이익 침해" 1심 2심 모두 법무부 손 들어
천주교인권위원회 "공안사범 예규만 유독 비공개, 처우 및 기준조차 몰라"
법무부 "정보공개법 근거", 공안사범 특별 규정 법률 없어 '위법' 소지도
사진=현지용 기자
사진=현지용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법원이 최근 '공안(관련)사범 교화지침'(이하 '교화지침')을 비공개한 법무부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가의 이익 침해'라는 것이 법원과 법무부의 판단이지만 이 소송을 제기한 천주교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을 무시한 판결'이라며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교화지침 공개' 논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서울고등법원 제8행정부는 "교화지침이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고 공안교화전담기관의 직무수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1심 판결을 인용해 천주교인권위원회가 낸 항소를 기각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공안(관련)사범이란 법무부훈령인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 규정에 따라 ▲형법 제87조(내란) ▲국가보안법 제3조부터 제10조 등 위반자인 '공안사범'과 ▲집시법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위반자 등인 '공안관련사범'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원회는 "공안(관련)사범의 대부분은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위반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11월 천주교인권위원회는 법무부에 교화지침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는 "교정시설의 처우가 법령이나 시행령보다 자의적으로 내린 지침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아 이를 점검, 지적하는 차원에서 법무부에 훈령 예규를 공개해달라는 요청을 했었다. 그런데 법무부가 다른 것은 다 공개하면서 유독 공안사범 예규만 공개를 하지 않아 이유를 질의했고 공개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교정시설에 수용된 공안(관련)사범의 건전한 사회복귀 및 효율적인 교화활동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공안(관련)사범 교화전담직원의 직무수행상 특별한 보호를 요하여 대외비로 분류한 지침"이라면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거나 형의 집행 및 교정 등의 공정한 업무수행을 곤란하게 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비공개 이유로 밝혔다.

이들이 근거로 내세운 것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와 제4호다. 제2호는 '국가안전보장, 국방, 통일,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로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제4호는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예방, 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형의 집행, 교정,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위원회는 2018년 2월 서울행정법원에 비공개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국가 중대 이익 침해, 전담기관 직무수행 곤란 인정할 이유 있음'을 이유로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고 2심 역시 1심 판결과 똑같은 내용으로 비공개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위원회는 지난 8일 발표한 논평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 "(법원이) 반헌법적, 법적 근거도 없는 공안(관련)사범 교화를 비공개로 지속 중인 법무부의 행태를 묵인하며 나쁜 관행에 면죄부를 줬다. 처우의 위헌성, 위법성을 확인할 길을 차단하고 교화지침만 비공개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면서 "법원이 법무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안(관련)사범은 자신에게 적용되는 처우의 기준과 내용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덕진 활동가는 "공안(관련)사범의 정보를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인원 수나 이름을 공개하라는 것도 아니다. 왜 따로 관리하는지부터가 의문이고 수요자 처우 법이 명확히 있는데 공안사범만 지침이 따로 있다는 것은 과거 오래 전 사상 전향 등을 시도하던 시절의 폐단이 남아있는 것이라 본다.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비공개로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수용자의 정보를 다른 기관과 공유하는 등의 뭔가 예측하기 어려운 관리 방식이 있는게 아닌가라는 의심도 든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도 공개를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법무부가 비공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대법원 상고에도 '공개 판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공안(관련)사범에 특별 규정을 둔 법률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형집행법 제5조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어 위법의 소지도 지니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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