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칼럼] 대학생들의 이유 있는 외침 ‘등록금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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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칼럼] 대학생들의 이유 있는 외침 ‘등록금 반환’
  • 오세라비 작가
  • 승인 2020.06.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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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사진=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시사주간=오세라비 작가] 요즘 대학가의 핫이슈는 등록금 반환요구다. 코로나19 사태가 수개월 넘게 흘러 비대면 온라인 강의가 장기화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학 캠퍼스에는 정적이 흐를지라도, 온라인상에는 전국의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요구를 외치는 운동을 일으키고 있다. 초·중·고를 비롯한 대학의 2020년 1학기는 전대미문의 교육 환경을 맞고 있다.

대학의 등록금 반환 운동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와 ‘등록금 반환 운동본부’가 주도하고 있다. 전대넷은 지난달 기준 32개 대학 총학생회에서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비대면 강의는 어느덧 1학기 종강을 앞두고 있다. 2학기마저 정상 수업이 될지 불투명한 현실이다. 비싼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들의 불만은 당연히 고조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게 보니 전대넷은 등록금 반환과 대학의 대책 마련을 위해 직접 행동에 돌입했다. 이달 15일부터 20일까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국회의사당 앞까지 150km 도보 행진을 시작한다. 등록금 반환 운동본부는 등록금 반환 소송인단 신청서를 이달 26일까지 모아 소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전대넷은 지난 4·15 총선 후부터 각 정당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통해 등록금 반환 요구안을 관철시키려 노력해왔다. 21대 국회 개원 직후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들의 등록금 반환 근거 법안이 발의 된 상태다. 국가 또는 학교가 재학생에게 등록금의 일부를 반환함으로써 학비 부담을 경감해 주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함이다. 전대넷은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에 등록금 반환 재원이 마련돼야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평균 대학의 등록금은 국립대의 경우 416만원, 사립대는 745만원이다.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등록금 환불에 있어 대학은 매우 소극적이다. ‘10년 간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재정적 여력이 없다’는 이유다. 하지만 학생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온라인 수업의 한계로 학습권 침해 등에 따른 불만이 누적돼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불러온 변화, 즉 사회적 거리두기는 학문의 전당인 학교 수업 중단까지 일으켰다. 앞으로는 비대면 강의가 예상과 달리 계속 연장돼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문제가 있다. 어쩌면 온라인 수업이 기존의 오프라인 수업 방식을 통째로 변화시키는 중대한 국면을 맞는 시기라 할 수도 있겠다.

초·중·고의 텅 빈 교정, 대학 캠퍼스의 적막한 풍경을 보노라면 참 우울하다. 학교는 배움과 학습을 위한 공간이자, 교사와 학습자 간 상호 소통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는 공간이다. 결코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채울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비대면 수업이 가져오는 단절감은 결코 좁힐 수 없는 문제다. 여기에 고3 수험생들이 겪는 혼란도 극심하다. 올해 수능이 연기돼 대입 일정도 전체적으로 수정됐다. 학생들은 수업의 집중도가 떨어져 방학이 무기한 지속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대학 신입생들은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다. 예컨대 신입생들이 가장 즐기는 대학 축제 열기는 흔적도 없다. 도서관을 비롯한 대학 시설물 이용도 불가능하다. 한창 열정적으로 학업을 탐구할 시기에 도서관조차 이용 못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여기에 공공도서관마저 폐관한지 몇 달째다.

필자 주위의 대학 신입생들은 “등록금만 내고 학생증 받으려 딱 한 번 대학교를 방문했다”, “비싼 등록금만 그냥 날려버린 기분이다”, “온라인 강의 들으려 등록금 몇백만원을 낸 게 아니다”는 등 신입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등록금이 너무 아깝다고 말한다.

대다수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에 큰 불만족을 표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온라인 강의의 질적 문제와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다. 다음 학기는 대면 수업이 꼭 이루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올해 휴학하거나 대학 입학을 안 한 것이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학생들도 있다.

코로나19는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등 일자리마저 앗아갔다. 20대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 최악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학은 이런 사정을 감안한다면 등록금 중 일부를 반환하던지, 특별 장학금 지급 형식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반면 교육부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학은 대학대로 어려운 재정 상황을 들어 환불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대학 당국과 해법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많이 바꿔놓았다. 하지만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학생들의 배움에 지장이 있어서는 안된다. 다음세대를 이끌어나갈 우리 사회의 지적 재산이기 때문이다. 어느덧 1학기가 끝나간다. 벌써부터 가을에 접어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또다시 확산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와 걱정이다. 2학기 들어서도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교육부와 대학 당국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사이버 대학과 차이가 없는데 등록금을 똑같이 낸다는 건 무리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주장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 SW

murphy8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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