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명품 완판, 불황에 더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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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명품 완판, 불황에 더 팔린다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6.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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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등 가격 인상 소식에 매장 앞 오픈런 고객 줄이어
견조한 오프라인 성장세 속 비대면 분위기에 온라인 고객도 유입
명품 시장 흐름 잡던 여성 못지 않게 남성 소비도 커져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세계 경제가 시름하는 가운데 명품 시장만큼은 불황을 모르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4대 백화점인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 명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3% 증가했다. 지난달 초 연휴 기간엔 백화점의 명품 매출이 전년 연휴 대비 20%가량 상승했다. 신세계가 22.1%, 롯데가 19%, 현대가 21.7%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명품 시장은 작년 세계 8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올해 역시 코로나 위기에도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럭셔리 상품 시장규모는 127억2670만달러(14조8291억원, 2019년 고정환율 1165.200원 기준)로 전년 121억6850만달러(14조1787억원)보다 6500억원 확대됐다.

올해에는 코로나 블루와 보복적 소비의 흐름을 타고 성별과 온오프라인, 할인 여부와 관계없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불경기일수록 특수를 맞는 명품 시장의 특성상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위기가 명품 업계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OECD와 블룸버그가 발표한 글로벌 GDP와 럭셔리 매출의 분기별 비교 내용을 살펴보면, 경제성장률이 낮았던 시기의 럭셔리 브랜드 매출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이 높을 때 보다 1.7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코로나에 이례적 명품 할인, ‘보복적 소비’ 노려 가격 올리기도

코로나 19에 명품 시장은 어떤 판매 전략을 선보이고 있을까? 먼저 할인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명품업계에서 1+1 이벤트 및 세일 행사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는 보통 재고판매물품이 많은 면세점 중심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명품 할인 행사에 돌입한 롯데백화점. 사진출처=롯데백화점

이달 3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에스아이빌리지는 면세점이 재고로 가지고 있던 명품 할인 판매를 진행했으며, 행사 3시간 만에 준비한 물량의 80%를 판매했다. 롯데백화점도 '시즌오프' 시작일을 앞당겨 지난 달 15일부터 해외 명품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도 지방시, 펜디 등 재고품 판매로 6시간 만에 85개 품목 중 20%가 품절됐다.

면세점에 많이 입점돼 있는 명품 화장품들도 적극적인 할인 및 1+1 이벤트에 돌입했다. 에스티로더는 지난 4월 공식 온라인몰에서 대표 베스트셀러 제품인 어드밴스트 나이트 리페어(갈색병) 제품의 1+1 행사를 실시, 품절을 기록했다. 바비브라운도 지난 3월 공식 온라인몰에서 깜짝 20% 할인과 무료배송 행사를 실시했다.

반대로, 황금 연휴 기간의 보복적 소비에 맞춰 가격을 과감하게 인상한 브랜드들도 있었다. 샤넬은 5~26%까지 가격을 인상했으며, 티파니는 11%, 루이비통은 6~14%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이러한 소식이 안내되자 인상되기 전에 구매해야 한다며, 샤넬 매장 앞에 오픈 전부터 사람들이 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억눌렸던 보복적 소비를 노려 지나친 가격 인상을 펼친 것이 아니냐며, 비난했지만 명품 업계 측은 원자재 비용 상승 때문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샤넬은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원자재 비용이 상승했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프랑스 본사 차원에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전세계적으로 인상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코로나에는 온라인만 대세? 명품은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불티'

사진출처=럭셔리 제품 플랫폼 SI빌리지의 쇼핑몰 화면 캡처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구매가 각광받으면서 온라인에서의 명품 소비도 늘었다. 명품 구매 플랫폼 ‘트렌비’의 월간 이용자 수는 올 1월 1만8684명에서 3월 2만103명으로 두 달 만에 7.6%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럭셔리 제품 플랫폼 SI빌리지의 모바일 앱 3월 이용자 수 역시 지난해 동월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SI빌리지'는 하루 만에 93%의 상품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2~5월 G마켓·옥션·11번가·SSG닷컴·티몬 등 이커머스의 명품 매출 평균 신장률도 무려 50%에 달했다. 특히 티몬의 명품가방 매출 신장률은 85%였으며,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2~5월보다 약 45% 증가했다. 

다만, 고가인 만큼 매장에서 직접 확인 후 구매하는 편인 명품의 특성상 오프라인 판매처에서의 매출도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1~5월 오프라인 해외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2~5월 명품 매출을 살펴보면, 신세계백화점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갤러리아백화점이 12%, 롯데백화점이 4% 상승세를 보였다.

◇ 남녀 가리지않고 인기 있는 명품, 4월엔 남자가 더 샀다  

명품 소비에는 남녀 성별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신세계백화점의 남성 명품 매출은 1∼13일 11.1% 증가하며 여성 상품 위주의 일반 명품 매출 신장률(3.3%)을 뛰어넘었다. 또 이 기간 남성 패션 중심의 컨템포러리 매출도 8.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 남성이 전체의 37.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매출 신장률은 20대가 지난 해 동기간 대비 53.6%로 높았다.

이러한 남성 소비자의 성장은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나타난 현상이기도하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2018년 남성용 명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32% 성장했으며, 2019년 상반기에도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비교적 경제력이 있는 30, 40대 남성들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졌으나 올해에는 20대 남성들도 매출을 견인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남성구매자의 파워가 커지면서 브랜드들은 앞다퉈 매장 리뉴얼 등을 단행하고 있다. 루이뷔통은 신세계 영등포점 명품관의 매장 확대를 통해 남성 제품을 보강할 예정이며, 구찌도 청담 부티크, 갤러리아 명품관, 롯데 본점·잠실·부산, 신세계 강남·센텀시티점 등에서 남성과 여성 의류를 분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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