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대비하자”…몸집 줄이는 '4대 시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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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비하자”…몸집 줄이는 '4대 시중은행'
  • 김지혜 기자
  • 승인 2020.06.1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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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 영업점 통‧폐합 움직임
유휴 부동산에 “울고 웃고”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사진=김지혜 기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사진=김지혜 기자

[시사주간=김지혜 기자]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영업점 몸집을 줄이는 등 통폐합 움직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급감하는 반면, 금융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에만 100곳 넘는 점포가 문을 닫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유휴 점포를 활용해 임대 수익을 올리는 등 은행별 수익 창출 양상이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경제위기 우려에 최근 효율이 낮은 영업점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등장은 물론 모바일뱅킹‧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은행별로 오프라인을 통한 수익 구조에 점차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우선 15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할 예정이며, 여기에 포함된 지역은 홍릉점, 방배동점, 연서점, 고대입구점 등이다. 폐쇄점 영업종료일은 내달 10일이다. 지방의 경우 부산의 화명롯데카이저·수영점, 대구의 이곡동·성서첨단산업단지 등 지점이 폐쇄될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 또한 이달 4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한다는 계획으로, 시행은 내달 13일부터다. 우리은행은 서울 낙성대점·세종 첫마을점의 영업을 중단할 계획으로 알려졌고, 하나은행은 대치역점을 대치동점으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주요 은행들은 일부 영업점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통합된다는 내용의 고지 등 사전 알림을 강화하고 있다. 영업점 폐쇄에 따른 거래 고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고 기존과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서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1~2월 기간 70곳 가량의 영업점을 통폐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도 영업점 축소 움직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16년 7,280개, 2018년 6,953개, 지난해 6,904개로 줄어들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점주권 영업환경의 변화, 영업점 운영 효율성 등을 고려해 통폐합을 실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저성장·저금리 등으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실제 최근 소비자들이 감염병을 우려해 비대면채널을 이용한 금융거래 쪽으로 점점 쏠리면서 결국 영업점의 생산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은행경영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이 1.61%로 전년 동기 대비 0.20%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의 NIM 또한 1.71%로 0.15%포인트 줄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NIM도 각각 1.52%, 1.55%로 0.13%포인트, 0.16%포인트씩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하향 조정한 데다 시중은행의 여·수신 금리마저 급락하면서 시중은행의 실적 우려는 커진 상태다.

◆ ‘유휴 부동산’ 움직임 극과 극

이런 가운데 수익성 방어를 위해 시중 은행들이 선택했던 ‘유휴 부동산’ 관련 움직임이 주목된다.

​그동안 은행들은 유휴 부동산을 통해 임대 수익을 올려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계속돼 부동산 경기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휴 부동산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온비드(온라인 공공자산처분시스템)를 통해 매각할 움직임도 엿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점포 축소와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현금화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급증한 대출에 금융사들이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낮아지고 순이자마진은 떨어지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게다가 은행들이 자산건전성이 나빠질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수익성까지 악화되면 결국 점포 정리 수순 및 유휴 부동산 매각 등으로 대체하기엔 역부족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SW

sk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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