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온라인 공연, 디지털 기술 활용" 예술인들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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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온라인 공연, 디지털 기술 활용" 예술인들의 우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6.2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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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장관 "첨단 기술로 차별화된 작품 만드는 데 성패 달려"
예술인들 "막대한 비용에 비해 성과 미비, 즉흥적인 시장주의 정책"
"이윤 창출만 생각하는 문체부", "한류 묻어가기" 비판도
지난 19일 K팝 연예기획사, 대중음악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연 박양우 문체부 장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지난 19일 K팝 연예기획사, 대중음악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연 박양우 문체부 장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를 맞아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되고 수준높은 작품을 만들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문체부의 입장이 현장 예술인들의 상황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즉흥 행정'이며 문체부가 코로나19를 빌미로 ‘이윤 추구’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비판이 예술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 중구 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린 K팝 연예기획사, 대중음악협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유료 온라인 콘서트인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 라이브’,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더 라이브’를 거론하면서 “독창적인 온라인 K팝 공연이 다시 한 번 한국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K방역처럼 우리나라가 굉장히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코로나19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프라인 시장도 중요하지만, 비대면 사회에서 K팝 업계가 어떻게 발전해야할지도 중요한 숙제”라면서 “오프라인 공연을 디지털 기술로 전달에 온라인에 향유한다고만 생각하지만 이는 기본적인 것이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차별화되고 수준 높은 디지털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성패의 지름길이다. 단순한 전달을 넘어 5G,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더 좋은 문화 상품으로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경우 소요될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한 문제와 함께 그 비용만큼 콘텐츠 생성, 이윤 창출 등이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관련 업계는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데 비해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기술 활용을 미루고 있고 중국 등 해외에서는 이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문화활동이 마비된 예술인들의 복지나 장기적인 공백으로 인한 대책을 상의하지 않은 채 ‘첨단기술 위주’를 제안한 것은 현장과 소통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판단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막혀 있어 예술인들의 삶과 인프라가 흔들리는 데 현장의 목소리와 상관없는 ‘기술 구현’을 강조하는 것은 시장주의에 입각한 정책이며 문체부가 이윤 창출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장관의 말처럼 기술을 구현하려면 플랫폼이나 제반 장치가 필요한데 그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효과가 미비하고 콘텐츠 생성도 되지 않는다. AI나 VR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서와 함께 진행하는 게 맞고 현장에서 요구를 한다면 진행하는 것이 맞는데 현장에서 나오지 않은, 부서의 성격과 맞지 않는 정책을 문체부가 먼저 나서서 진행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화산업의 활성화, 예술인들의 권리 보장 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시장주의적인 정책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현장에서 좋게 보일 수가 없다. '사람이 있는 문화'를 기조로 내세운다는 정부의 장관이 '첨단기술 발전'을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계에서는 ‘언택트 시대’를 맞아 온라인, 비대면 공연이 불가피한 점은 있지만 무조건 ‘온라인화’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작가가 구현하려고 하는 ‘미학적 실현’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그에 맞춘 온라인 작업을 추진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문체부가 최근 해외 페스티벌 등에 초청되며 새로운 한류를 형성했지만 코로나19로 공연이 힘들어진 인디밴드들의 오프라인 공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역시 한류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결국 음악인들의 성공에 묻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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