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한라산 줄기’...왜 혐오·증오 대상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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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한라산 줄기’...왜 혐오·증오 대상이 됐을까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0.06.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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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각종 집회 불려 다니며 탈북자 가족 반감 커져
김여정 지시로 국경지대 활동 송금 브로커 20여명 체포
북한당국 감시와 통제강화에 따라 탈북·송금 올스톱 상태
북한과 중국의 국경인 압록강변 한 마을에 최고지도자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DB
북한과 중국의 국경인 압록강변 한 마을에 김일성-김정일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 내에서 그동안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탈북민 가족인 한라산 줄기가 대북전단 사태로 감시와 통제가 강화되면서 이제는 혐오와 증오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특히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던 송금 브로커들이 대거 체포되면서 남한에서 송금을 받은 주민들을 색출하고 있어 현재는 전화통화와 대북 송금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북한에서 1960년대 일본 친척의 방조를 받는 재일동포를 부사산(후지산)줄기라 불렀고, 이후 1990년대 초부터 중국에 친척을 두면 장백산(백두산)줄기라 불러왔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이후 남한 탈북민이 보내는 송금이 우위를 차지하자 한라산 줄기란 은어가 유행됐다.

중국 연길에 사는 대북소식통은 29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 때문에 주민들이 각종 집회에 불려 다니면서 탈북자 가족에 대한 혐오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그동안 남쪽에서 받은 송금 때문에 한라산 줄기로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탈북자 가족이 감시와 신고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방 보위기관에서 해오던 탈북자 가족에 대한 감시 업무를 중앙 보위기관이 직접 담당하도록 통제를 강화했다예전에는 남쪽에서 송금이 이뤄지면 이 중 일부를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보위원에게 건네는 방식으로 감시를 피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림없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3월부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시에 따라 양강도 북-중 국경지역에 대한 집중 검열이 국가보위성 주도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보내온 돈을 받아 가족에게 전달해 주던 송금브로커 20여명이명이 간첩혐의로 체포돼 현재까지 조사를 받고 있다남한과 전화통화한 사람을 색출하기 위해 이들 브로커로부터 주민 명단을 받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보위성 검열성원들이 양강도 국경지역에 대한 강도 높은 검열과 함께 간부들의 사생활까지 조사했다면서 이전에도 북-중 국경지역에 대한 수많은 검열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도당 간부들과 사법기관 간부들까지 샅샅이 조사해 간부들을 공포에 떨게 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탈북자 가족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강화되면서 대북 송금과 전화 통화 등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한 탈북민은 지난달 말까지 통화를 했었는데 그쪽에서 전화하기 전에는 전화를 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고 거의 한 달째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대북 송금은 브로커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0%선에서 떼던 수수료가 40%로 올랐고, 최근에 들어와서는 돈을 받지 못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향후 정세가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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