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귀천만 따질 뿐 옳고 그름은 안중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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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귀천만 따질 뿐 옳고 그름은 안중에 없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7.0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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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수사에 지휘권 발동은 무리수
국회·지방의회 독식은 독재 정치
주장환 논설위원
주장환 논설위원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황궁에서는 귀천만 따질 뿐 옳고 그름은 안중에 없다.”

중국 당나라 시절, 무미랑(나중에 측천무후)이 한창 태종(이세민)의 은총을 받고 있을 때 경쟁녀인 정완언이 스스로의 꾀에 속아 독약을 먹고 죽었다. 이때 무미랑이 혐의를 뒤집어 쓰고 고문을 받으며 억울하다고 하소연하자 위귀비가 한 소리다.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이 말이 실감난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한명숙 사건의 참고인을 어느 부서에서 조사하느냐를 놓고 지휘권을 행사했다. 노무현 정권 때인 2005년 천정배 법무장관이 사상 첫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그때는 심한 반발에 부딪쳤다. 여론조사에서는 2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봤다. 그러나 지금은 떠들어 봤자 옳고 그름은 안중에 없다

의석 비율대로 여야가 나눠 가지던 관행마저 엿장수 마음대로 깨고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다. 야당 몫 국회 법사위원장도 가져가 국민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2012~2014년 당시 법사위원장을 맡아 여당을 사사건건 물고 늘어진 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방의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도 야당 자리는 눈씻고 봐도 드물다. 상임위원장 99자리 가운데 5석(경남, 제주 각 2석, 강원 1석)만 야당이 겨우 건졌다. 이쯤 되면 1당 독재국회(의회)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과거 그토록 독재정치를 경멸하며 삿대질을 해대던 자칭 민주투사들이 모인 당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다. ‘귀천만 따질 뿐 옳고 그름은 안중에 없다’면 그게 비극의 시작이다.

어느 네티즌은 "대한민국은 문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문재인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문재인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글을 썼다고 한다. ‘민심이 천심’임을 알아야 비로소 자신이 눈에 보인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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