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낙동강 전선 최후 방어선 다부동에서 추모 열기…백선엽 장군 마지막 길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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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낙동강 전선 최후 방어선 다부동에서 추모 열기…백선엽 장군 마지막 길 배웅
  • 배성복 기자
  • 승인 2020.07.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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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구국호영웅대장님 명복을 기원합니다.“
나라를 지켜낸 장군의 뜻을 이어가야 할 것

[시사주간=대구·경북 배철완 기자] 12일부터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 분향소에 14일 오전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불구하고 많은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고 백선엽 장군과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적힌 비문이 비에젖어있다.@사진=배철완 기자
故 백선엽 장군과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적힌 비문이 비에젖어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14일 오전 경북 칠곡군 다부동에 있는 다부동 전적기념관.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이곳에는 조문 행렬이 아침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부동 전적기념관은 6, 25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지난 10일 영면한 백선엽 장군이 이끌었던 국군 1사단이 이 전투에서 승리하며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곳이기 때문이다.

6, 25참전유공자 경산지회 조규식 회장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6, 25참전유공자 경산지회 조규식 회장이 방명록을 작성한 글. 사진=배철완 기자

지금까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원들과 6, 25 참전 전우회 회원, 현역 군인, 경찰관 등을 비롯해 지역주민 등 수많은 인파가 백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다녀갔다.

6, 25 당시 낙동강 방어선 가운데 대구 북방 22km에 있는 현재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는 대구방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술적 요충지로서, 만일 다부동이 적의 수중에 들어가면 지형상 아군은 10km 남쪽으로의 철수가 불가피하고, 대구가 적 지상화포의 사정권내에 들어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게 되어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북한군은 다부동 일대에 증강된 3개 사단을 투입, 21,500명의 병력과 전차 약 20대 및 각종 화기로 필사적인 공격을 해왔다.

6, 25참전유공자 경산지회 회원들이 조문 후 거수경례를 올리고 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6, 25참전유공자 경산지회 회원들이 조문 후 거수경례를 올리고 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이에 반해 이 지역 방어를 담당한 국군 제1사단은 보충받은 학도병 500여 명을 포함, 7,600여 명의 병력과 172문의 화포 등 열세한 전투력을 극복하면서 총공세를 저지하여 대구를 고수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미 제1기병사단과 임무를 교대하였다고 한다. 미 제1기병사단은 한때 국군 제1사단이 사수했던 다부동일대의 주 저항선을 붕괴 당하였으나 인천상륙작전과 더불어 개시된 낙동강 방어선에서의 총반격으로 다부동을 탈환하였다.

이 전투에서 고인은 "내가 앞장서서 싸우겠다. 만약 내가 후퇴하면 나를 먼저 쏴라"라며 도망치는 장병들을 막았던 일화도 있다. 다부동 전투 승리 덕분에 국군은 낙동강에 전열을 다시 재정비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그해 9월 인천상륙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돌아보며 당시 사진자료들을 보고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돌아보며 당시 사진자료들을 보고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이로 인해 칠곡군은 고인의 공로를 인정하고 그에게 명예 칠곡군민증을 수여하고 평생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북한의 침공을 막아낸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칠곡군 주민들은 19514월 다부1리 야산에 호국구민비를 세우기도 했다. 현재 이 기념비는 2003년 다부동 전적기념관으로 이전해 전시돼 있다.

다부동 전투 승리를 기념해 칠곡군은 매년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대축전` 행사를 개최해 왔고 백 장군도 2015년 지난해 이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전적기념관 주변에는 지역단체, 전우회 등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전적기념관 주변에는 지역단체, 전우회 등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이처럼 고인과 인연이 깊은 까닭에 칠곡 전역에서도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장협의회, 부녀회 등 지역 각종 단체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 내걸고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방명록에 "나라 구국호영웅대장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다부동 전투를 기억하는 추모 물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추모객은 백선엽 장군님을 친일파라고 하는데, 이곳 다부동에 와보면 그런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너무 극단적으로 재단하지 말고 나라를 지켜낸 장군의 뜻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북 칠곡군 주민들이 고 백선엽 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51년 4월 세운 호국구민비, 패트병에 꽃힌 국화가 살아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경북 칠곡군 주민들이 고 백선엽 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51년 4월 세운 호국구민비, 패트병에 꽃힌 국화가 살아있다. 사진=배철완 기자

백 장군의 분향소가 설치된 다부동에는 장군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퍼하는 듯 비가 내리고 있으며 치열했던 격전지 유학산은 자욱한 안개에 덮여 말이 없다.

안개에 덮힌 유학산 자락,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는 조문객들. 사진=배철완 기자
안개에 덮힌 유학산 자락,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는 조문객들. 사진=배철완 기자

경북에는 현재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왜관지구전적기념관`에 백 장군의 분향소를 마련했다. 분향소는 오는 14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SW

baegija@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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