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북 김씨③] 탈북 과정 소상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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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입북 김씨③] 탈북 과정 소상하게 밝혔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0.07.2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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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씨 유튜브 채널 개성아낙 4차례 출연
백마산서 자포자기로 3일 굶다 김포행 결심
1시간이면 되겠다 싶었는데 7시간30분 수영
강화도에서 헤엄쳐 재입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00씨. 사진=트위터
강화도에서 헤엄쳐 재입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00씨. 사진=트위터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희망이 없었다. 이렇게 죽는 것보다 저기(김포) 한 번 가보자 그런 심정으로 결심하게 됐다.”

재입북한 탈북민 김00씨는 지인인 김진아씨의 유튜브 채널 '개성아낙'4차례 출연해 20176월 자신이 탈북하게 된 경위 등을 소상하게 밝혔다.

김씨는 개성공단이 깨지며 장사가 안 돼 금과 약초캐기를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야채, 낟알 등을 개성공단 사람들이 팔아주곤 했는데 그게 깨지면서 개성시의 모든 게 안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백마산(개성시 개풍군 해평리)에 올라 3일간 굶으면서 자포자기 상태로 마지막에 김포 쪽을 보니 밤에 번쩍번쩍 빛나고 아파트도 올라가고 산에 나무도 꽉 차 있어 너무도 궁금해 한 번 가보자고 한 게 탈북이 됐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유치원 때부터 두 귀가 잘 안 들렸었는데 (한국에서 귀 치료) 너무 감사하다는 말 하고 싶다면서 고향의 어머니나 형제들에게 알려주고 싶단 서러움에 병원에서 눈물이 나더라며 소회했다.

재입북 김씨가 3일간 있었다는 백마산과 유도 등 한강하구중립수역 일대.
재입북 김씨가 3일간 있었다는 백마산과 유도 등 한강하구중립수역 일대.

김씨는 탈북 당시 7시간30분 걸려 넘어오는 과정도 자세하게 털어놨다.

김씨는 “20176월 백마산에서 3일 만에 내려와 38선을 넘어가기 위해 먼저 고압선을 만났는데 손을 살짝 대보니 아무 감각이 없어 철조망 밑으로 나왔고 두 번째 철조망은 기둥 사이로 넘었다지뢰밭이 나왔을 때는 중국영화에서 지뢰해체 하는 걸 봐 나무 꼬챙이로 찌르면서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낮이어서 군 초소에서 보일 것 같아 갈대밭에 숨어서 3시간 정도를 기어 다녔다갈대밭 오물 속에서 스티로폼과 1m짜리 밧줄을 발견했고 그걸 풀어 구명대를 만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밤이 되자 눈으로 봤을 땐 한 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참 수영을 하다 보니 공장으로 보이는 큰 불빛이 보여 다시 헤엄을 쳤는데도 불빛이 위에 있었다면서 다시 한참을 가다 3시간 정도 수영을 하니 힘이 빠져 이제는 죽겠구나 포기상태가 됐다고 회상했다.

강화 연미정과 유도 섬 일대. 사진=DB
강화 연미정 일대의 한강하구중립수역. 사진=시사주간 DB

그러면서 “6월 중순이라 물이 차가워 덜덜 떨리는데 벨헤염(자유형)으로 가다 보니 유도(留島)섬이 있어 거기로 가야겠다고 헤엄을 쳤는데 또 위에 와 있어 다시 방향을 틀어 한국 쪽이 가까워져 물속에서 살려 달라 소리치니 불빛을 비췄다갈대밭으로 나오는데 철책을 열고 군인 8명이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때 나가자마자 쓰러졌다런닝셔츠만 입고 벌벌 떨고 있으니 이불을 덮어주고 차에 태우곤 어디론가 데려갔다고 말했다.

열흘간 조사를 받을 때 소회에 대해서도 털어봤다.

김씨는 조사를 받으면서 북한에 분통이 터졌는데 많이 속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TV 채널을 돌리니 끝도 없이 나오고 뉴스를 보는 순간 전 세계가 통하는 것 보고 놀랐다고 밝혔다.

유튜브 출연과 관련, “댓글 응원에 힘 받았다내게 있었던 아픔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좋고 감사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고향에 계신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유튜브 등에 안 나갔었다고 고백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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