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창조적 소수자의 창조력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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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창조적 소수자의 창조력 상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8.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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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힘과 강압은 나라 쇠퇴 징조
삼권분립 위태한 우리 처지 암담
주장환 논설위원
주장환 논설위원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역사학자 토인비는 한 나라가 쇠퇴해 가는 과정에서 ‘창조적 소수자의 창조력 상실’이 큰 역할을 한다고 했다.

처음 이들은 매우 역동적이고 창조적으로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 이르면 그런 욕구가 점차 사라지고 자신의 이득 챙기기에 몰두하게 된다. 정파적 혹은 당파적 분열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분열의 틈을 메우려고 노력하지만 점차 제 목소리를 내고 싶은 욕구가 사라지고 방관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 그런 다음 자신의 안락과 안녕에 더 집착하게 된다. 무력해진 이때부터 이들 창조적 소수자는 지배적 자리(지배적 소수자)를 차지하곤 권력의 힘과 강압,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으로 국민을 다스리려 한다.

토인비는 이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사태가 이 정도에 이르게 되면 따르던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더 이상 믿음을 가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는 지도자의 힘에 눌려 혹은 자신의 안위나 출세를 위해 복종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불평을 가지게 되어 ‘복종은 하지만 반항’하게 된다고 했다. 지배적 소수자는 자신의 권위를 세우고 기존의 우월적 지위를 지속적으로 휘두르기 위해 악랄한 탄압을 가하게 된다. 토인비는 이로써 그 나라(사회)는 분열하게 되고 마침내 쇠퇴의 단계로 접어든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이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능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잘못은 죽어도 못 봐주는 소인배로 원칙과 염치가 없는 사람이 너무 많다. 여권은 180석 가까운 힘으로 ‘엿장수 마음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옹고집이어서 한 번 정한 것은 죽어도 무르는 법이 없다. 이제 누구든 쓴소리를 하면 집요하게 공격해 대는 지지세력에다가 입법, 사법, 어용언론까지 다 거머쥐고 무소불위의 공수처법까지 곧 시행된다.

대통령을 위시하여 이 나라를 움직이는 상당수가 율사(律士) 출신이다. 그런 그들이 국가 권력의 남용을 막고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 조직의 기본 원리인 삼권분립의 존엄성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 삼권분립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근간이 완전히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 문대통령의 신임과 여권의 지지를 받던 사람 입에서 나온 소리다. 나라가 정녕 쇠퇴의 단계에 접어들려 하는 건가. 두려운 그리고 암담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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