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 플랫폼-영화배급사 상생의 길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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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서비스 플랫폼-영화배급사 상생의 길 찾을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8.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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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료 배분 정산 시스템 문제 등 지적 "제작사 빈곤, 플랫폼 업체만 호황"
왓챠 "영화 소비 유통 구조에 맞춘 정산 구조, 다양성 증가"
양측 모두 "오해 있는 부분 풀어야", 공청회 등 결과 주목
지난달 17일 아트나인에서 열린 (사)영화수입배급사협회 'VOD 시장 전망과 대책' 공청회. 사진=영화수입배급사협회
지난달 17일 아트나인에서 열린 (사)영화수입배급사협회 'VOD 시장 전망과 대책' 공청회. 사진=영화수입배급사협회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국내 영화수입배급사들이 왓챠, 웨이브 등 국내 OTT 서비스 플랫폼에 대해 "저작권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하고 영화만을 위한 개별 과금 시스템 및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플랫폼에서의 영화 콘텐츠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왓차 측은 "배급사의 주장은 왓챠에게 구독형 OTT 모델을 버리고 IPTV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이하 수배협)는 지난 5일 "저작권료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월정액 서비스를 하고 있는 ‘왓차’ ‘웨이브’ ‘티빙’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영화 콘텐츠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영화만을 위한 개별 과금 시스템 마련 및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공개할 때까지 콘텐츠 공급을 중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OTT 서비스는 월별 정액제로 콘텐츠 관람료를 결재하는 방식으로, IPTV처럼 영화를 볼 때마다 결제하는 방식(TVOD)이 아니라 월 일정의 금액(정액제)을 내고 영상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관람하는 방식(SVOD)이다. 왓챠, 웨이브 등 국내 OTT 업체는 월 일정 금액을 내고 영화, TV드라마, 예능 등 모든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다.

배급사들이 반발하는 것은 시청한 수 만큼의 일정 단가 금액을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TV드라마, 예능 등 전체 모든 영상 콘텐츠의 시청 수에서 비율을 따져 정산하는 결제 시스템으로 저작권료가 배분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배협은 "1시간 이하의 러닝타임과 전편 관람을 위해 여러 회차를 봐야하는 TV 드라마, 예능과 달리 영화는 2시간 단 한 번의 관람으로 끝나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관람 회차 수의 비율로 나누는 정산 방식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밝혔다. 즉 영화 한 편에 IPTV 등에서 건당 3000원이 결제된다면 국내 OTT 서비스에서는 편당 100원 이하의 저작권료가 발생할 수 있기에 영화 콘텐츠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방식이며 자칫 소비자들이 '영화는 무료로 볼 수 있는 콘텐츠'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 배급사들의 주장이다. 

또 영화 생산자의 매출은 감소하는 반면, 플랫폼은 급성장하는 기형 구조가 발생하면서 영화 콘텐츠 시장 자체를 붕괴시킬 우려가 있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 대만, 동남아 등 OTT를 중심으로 한 나라는 OTT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지만 정작 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수익을 얻지 못해 영화 제작을 잇달아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배협은 "만약 월정액을 중심으로 한 OTT VOD 서비스가 디지털유통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경우, 영화 부가서비스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월 정액 1만원으로 무제한의 영상 콘텐츠 관람은 콘텐츠 저작권자에게는 저작권료 수입이 30분의 1로 줄어들어 도산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으며, 이는 결국 다양한 콘텐츠 생산과 소비를 불가능하게 하여 결국 관련 산업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왓챠는 6일 "극장 상영을 끝낸 영화들은 홀드백에 따라 IPTV를 거쳐 TVOD에서 상영되고, 마지막에 SVOD에서 서비스된다. 왓챠는 SVOD 서비스로서 다양한 구작들이 더 많은 관객에게 소비되고 이를 통해 저작권자에게 새로운 수익을 발생시키도록 노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만을 위한 개별 과금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수배협의 주장은 왓챠에게 구독형 OTT 모델 자체를 버리고, IPTV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왓챠는 "수배협이 언급한 건당 3000원은 극장 개봉 이후 3~6개월 사이 IPTV, TVOD에서 유통되는 초기 시점의 가격이며 이후 구작으로 분류돼 500~1200원 정도로 건별 결제 가격이 낮아지고 판매량도 현저히 떨어진 시점에 왓챠와 같은 월정액 플랫폼에서 서비스가 시작되며, 각 영화가 신작으로서의 수명을 거의 다해 매출이 나지 않는 시점에서 월정액 서비스를 통해 추가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영화가 소비되고 유통되는 구조를 고려했을 때 전혀 수입배급사에 불리하지 않고 수배협 회원사의 이익을 고려한 정산 구조"라고 전했다.

이어 "수배협의 입장은 왓챠를 IPTV가 되라고 하는 것과 동시에 영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는 구작 소비 시장을 없애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영화 유통 구조를 고려했을 때, OTT가 아니면 극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 위주로 반복 소비되는 현상이 극대화돼 영화 콘텐츠 자체의 다양성은 물론 사용자 취향의 다양성마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수배협은 8월중 한국영화산업의 디지털 유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공청회를 열 것을 제안했고 왓챠는 "공청회 뿐만 아니라 각 수입배급사, 영화산업 관계자와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라면 언제 어디든 적극적으로 참여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혀 이들의 논의가 이루어질 지, 그 결과가 어떻게 될 지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 모두 콘텐츠 비용 정산 문제, 플랫폼과 제작자의 상생 등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풀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의 경우 제작자에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고 공개를 하지만 국내의 경우 지불 방식의 차이 때문에 서로 '비용 없이 서비스만 요구한다',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왓챠 관계자는 "정산 구조는 이미 계약 때부터 합의가 된 것이었고 정산 시스템은 항상 감사를 받아왔으며 투명하게 관리가 되어 있다. 시청한 분 수에 따라 정산이 되기에 영화라고 해서 적은 금액이 나오는 구조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수배협 회원사 대부분이 예술영화를 배급하는 분들이기에 OTT를 통해 관객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재소비를 통해 영화의 다양성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산 방식 등의 차이가 있고 문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배협 관계자는 "OTT 서비스가 시대적인 흐름인 것을 알기에 무조건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 상의없이 플랫폼 사업자들의 의도대로 제작되는 것이 문제가 있으니 배급사와 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대화를 해야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정산 방식도 각 플랫폼마다 서로 다른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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