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열풍 ①]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주가 띄우기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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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열풍 ①]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주가 띄우기 ‘골몰'
  • 김지혜 기자
  • 승인 2020.08.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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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함께 주주가치 제고 의지 표명
당국, 금융지주 자사주 매입 제한 움직임

최근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사주‘ 매입 열풍에 관심이 집중된다. 통상 CEO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의 대내외 표명으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둔화 속에서 CEO들의 수익성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 하반기 ‘주가 상승’이란 긍정적 화답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 CEO들의 자사주 매입 현황 및 회사 실적개선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사진=뉴시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지혜 기자] 최근 손태승 회장 등 우리금융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 소식을 알린 가운데, 증권업계에선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손 회장의 자사주 매입 행보에 대해선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알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같은 실적 개선 의지에도 아직까진 평가이익을 거두지 못해 부진한 모양새다.

◆ “올해만 네 번째” 총 8만3천127주 보유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손 회장 등 우리금융 경영진은 우리금융지주 주식 총 8만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손 회장은 지난 10일 자사주 5,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 1월부터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올 들어 4번째로 매입한 자사주만 2만주에 달한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총 8만3,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금융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권광석 행장도 우리금융 5,000주를 매입했다. 지주 임원과 계열사 사장 41명도 함께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며 자사주 총 8만주를 사들였다.

손 회장이 매입했다고 밝힌 5,000주를 합하면 총 8만5,000주(총 43명) 규모 자사주 매입이 경영진 차원에서 이뤄진 셈이다. 시가 기준 계산하면 약 7억2,000만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번 매입 결정은 그룹 경영진들이 하반기 수익성 회복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시장에 표명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특히 손 회장의 자사주 매입 행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컸던 지난 3월과 4월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3월엔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주가 약세가 심화된 상황에도 자사주 5,000주 추가 매입을 단행한 바 있다. 이어 4월에도 올 들어 3번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섰다.

문제는 우리금융 주가가 아직까지 저평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마찰, DLF 펀드 사태,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회사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1만1,000원 선이었던 1년 전보다 20.9%, 2만5,000원 선인 지난해 지주 전환 이후 첫 거래일인 2월 13일보다 39.6% 각각 떨어진 상태다. 결국 약세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셈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손 회장 등 우리금융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게 된 것. 

그러나 적극적인 비용 반영과 개선된 영업환경 등을 바탕으로 사측은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본사. / 사진=김지혜 기자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본사. / 사진=김지혜 기자

◆ 주가 끌어올릴까

전문가들은 자사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우리금융지주가 최근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주도 오르는 여파에 편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손 회장의 지나친 자사주 매입 행보는 중장기적인 기업 성장보다 기존 경영진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 급급한 행위로 비칠 수 있다는 일부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연내 민영화 작업 착수라는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 이에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려야 하며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환원정책이나 인수합병(M&A) 등으로 성장 발판 마련에 집중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지주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제약 요인으로 국내외 투자자와의 대면 IR(기업설명회)에 어려움은 있지만 컨퍼런스콜 등 다양한 형태의 IR은 여전히 실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투자자 유치를 위한 적극적 행보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 쇼크에 따른 금융당국의 제한 움직임에 따라 금융지주들은 투자를 마냥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금융지주도 당국 움직임을 감안하지 않을 수도 없어 곤혹스럽다는 것. 앞으로 자사주 매입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SW

sk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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