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고, 심장을 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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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고, 심장을 훔치다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8.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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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보편적인 가족의 사랑 담은 광고로 눈길
시디즈, '앉음마툰' 연재 초보 '엄빠' 공감대 형성
KCC건설, '사람-사람' 관계 통해 '집의 가치' 조명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통해 '집의 가치'를 조명하고 있는 KCC건설 스위첸의 최근 TV광고 '문명의 충돌' 편 중 한 장면. 사진=KCC건설 홈페이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통해 '집의 가치'를 조명하고 있는 KCC건설 스위첸의 최근 TV광고 '문명의 충돌' 편 중 한 장면. 사진=KCC건설 홈페이지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최근 TV 광고를 보다보면 제품을 강조하기보다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리얼스토리를 파고드는 브랜드 마케팅이 눈에 띈다. 현대차와 시디즈, KCC건설 광고가 대표적이다.

먼저 현대차가 '더 뉴 산타페'의 출시와 함께 공개한 광고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혹은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다양한 영상으로 풀어내 가장 보편적인 가족의 사랑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티저로 공개했던 '엄마의 탄생' '끄떡없이 버틸게' 영상과 2편의 본편 '아무 일 없이 크면 좋겠어' '자주 만나요' 등 총 4편의 영상 모두 제품보다는 감성적 스토리에 중점을 둬 깊은 울림을 준다. 

퍼시스그룹의 의자 전문 브랜드 시디즈가 육아 웹툰 작가 '그림에다'와 함께 연재하고 있는 '앉음마툰'도 화제다. 

신제품 아기 의자 '몰티' 출시를 기념해 선보인 웹툰이지만 의자의 주요 기능이나 특징을 설명하는 브랜드 중심의 콘텐츠 보다 전투 육아를 함께하는 초보 엄마, 아빠들의 사연을 육아일기, 부모의 성장일기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앉음마툰'이 연재되고 있는 인스타그램에는 "아침부터 눈물이" "완전 공감이요" "코끝이 찡해진다" 등의 상호 응원과 공감 소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리얼 스토리를 풀어낸 광고 중에서도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KCC건설 스위첸 광고다. 

'문명의 충돌'이라는 제목으로 유명한 해당 광고는 멋진 아파트가 조망되는 대신 매번 사소한 일로 다투는 부부의 이야기가 광고를 채운다. 

"그래도 좋은 거 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 "그래도 맛있는 거 먹으면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이라며 서로를 떠올리는 부부의 모습은 기자를 비롯해 일반 부부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지극히 사소한 주변의 이야기지만 현실을 빼닮은 광고에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사실 KCC건설 스위첸 광고는 '문명의 충돌' 편 외에도 다양한 공감 콘텐츠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켜 왔다. 

앞서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방문을 닫기 시작한 딸과 그 앞을 서성이는 엄마의 모습을 그려낸 '엄마의 빈방' 편은 '국민이 선택한 좋은 광고상' TV부문 좋은 광고상, '대한민국 광고대상' 은상, '2019 서울영상광고제' 비TV부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CC건설이 지은 '자유의 집' 광고도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열린 3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방송되면서 화제가 됐다. 

'문명의 충돌'과 '엄마의 빈방' 편에 주변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담겼다면 '자유의 집' 광고는 그 대상을 넓혔다.

당시 광고는 "집은 남쪽을 향하는 게 좋다지만 여기 북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집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집, 자유의 집. 어떤 집은 그리움으로 살아갑니다"라는 문구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뜨겁게 달궜다. 

기자가 KCC건설 광고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4년 전 KCC건설의 광고가 뇌리에 깊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KCC건설은 2016년 여름, 익숙한 멜로디의 배경음악에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그래 나도 변했으니까. 모두 변해가는 모습에 나도 따라 변하겠지.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라는 문구의 광고 '모두의 집' 편을 선보였다. 

당시 KCC건설은 해당 광고를 통해 실제 아파트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이기주의'와 '갑질'에 대해 이야기 했다. 

△미관상의 이유로 화물차량 뒤편에 주차 강요 △엘리베이터 내부 긁힘 방지 위해 휠체어 진입 저지 △임대아파트 주민들 통행금지 △시끄럽다며 애완견 성대수술 강제 △택배기사와 배달원들의 엘리베이터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씁쓸함을 더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KCC건설은 "거짓말 같은 세상에 변한 건 세상인지, 사람인지 묻고 싶었다"고 광고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느냐는 물음의 끝에 기다리고 있을 답이 무엇이든 '집의 가치'만은 변함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물리적 집을 넘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통해 '집의 가치'를 조명하고 있는 KCC건설. 기자가 기억하는 4년 전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은 그 '가치'를 응원한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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