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폭 문화가 생각났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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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폭 문화가 생각났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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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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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용우 기자
사진=이용우 기자

한 국가의 정부를 '조폭문화나 조직’ 이라고 부르는 일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역사상 폭력 문화를 가진 집단이 국가조직으로 옮겨간 일은 드물지 않다. 우리가 잘 아는 주원장의 명나라나 한나라 유방도 폭력 조직으로 씨를 퍼트렸다. 유럽의 게르만족이나 몽고의 칭기즈칸도도 폭력 조직이 아니었다고 우기지 못한다. 법과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옛나라에서야 그럴수 있다고 치더라도 요즘같은 세상에도 정부를 폭력문화나 조직에 비유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조폭 문화가 생각났다. 옳고 그름보다 우리 편이냐 상대편이냐 그걸로 모든 걸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전체주의 국가가 돼 가고 있다. 지지자들이 정치인들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면서 정치인의 노예가 됐다"고도 했다.

때 마침 중국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가 시진핑 국가 주석을 비판한 차이샤(蔡霞)교수의 당적을 박탈하고 연금 지급도 중단했다. 그런데 그 이유를 "국가 명성을 손상했다“고 해서 웃음을 샀다. 그는 사실 시 주석을 '폭력조직의 두목'이라고 지칭하며 "중국이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도자를 바꾸는 것"이라 주장했다. 옛날로 치면 시주석의 역린(逆鱗)을 건드린 역성혁명의 죄다.

정부가 조폭 인식을 받는다면 참으로 낯부끄러운 일이다. 이는 정부가 도덕적, 정의적, 평등적, 호혜적, 민주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국회의 독재적 운영, 사법부 및 검경 장악, 언론 장악, 제 편만 감싸기 등은 국민들의 눈에 폭력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얼마전 윤석열 검찰총장은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참 걱정이 많이 드는 시절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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