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엔 이발소`가 '미용실판 쇠고기덮밥 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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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엔 이발소`가 '미용실판 쇠고기덮밥 체인?'
  • 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 승인 2020.08.2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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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춘추 기사서 ‘미용실판 쇠고기덮밥 체인’에 비유
고객수 늘려 매상 올리고 회전율 높여 이익 극대화
스피드 이발은 ‘코로나19’ 전염 낮춰줄 가능성도 있어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시사주간=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일본에서 `1000엔 이발소` 인기가 여전하다. 이들 이발소는 이발비가 1000엔(1만1,250원) 정도다. 일반 평균 이발비가 2000~3000엔인 점을 감안하면 반 값이어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일본 문예춘추는 ‘이른바 '미용실판 쇠고기덮밥 체인'…미용사가 1000엔 이발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글을 쓴 사람은 도쿄의 30대 미용사)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1000엔 이발소는 “역 근처에 있으며, 예약도 필요 없고, 간편함도 뛰어나다”며 남성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미용실은 다양한 가격대의 가게가 있지만 미용계에서는 10분에 1000엔으로 환산하는 것이 정석이다. 물론 지역이나 세입자의 집세, 가게의 유명세(브랜드) 등에 의해 크게 변화하지만 보통 그렇다는 뜻이다.

1000엔 이발소는 통상 30~50분 걸리는 이발을 10분에 끝낸다. 따라서 미용실·이용실 정상적인 과정이 생략된다. 1000엔 이발에는 컷트 가 주 상품이다. 샴푸도, 블로우(드라이어로 두발을 말리면서 브러시로 머리 모양을 매만짐)도, 면도도 없다.

또, 머리 염색이나 퍼머를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미용약제를 취급하지도 않는다. 샴푸 역시 말리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피한다. 그래서 반드시 마른 머리를 자르고 자른 머리는 전용 흡인기로 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

문예춘추는 일반 미용실이나 이발소에 필요한 초기 비용만 조달되면 매달 수도비, 광열비, 재료비 등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인건비와 임대료만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문하면 바로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손님의 체류시간이 짧아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소고기 덮밥(牛丼) 체인점 스타일과 비교했다. 1000엔 이발소 운영은 1인당 단가가 낮기 때문에 고객의 수를 늘려 매상을 올리는데다 10분 이상을 고객에게 할애하지 않는점 등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용사가 1000엔 이발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런 이발소에서 일하는 이발사는 시간 내에 이발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기계적이 될 수 밖에 없고 손님에게 소홀하게 되며 창의적인 스타일의 이발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최신 헤어스타일을 접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1000엔 이발소에 대해 만족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2000년 후반 생긴 큐비(QB)하우스는 경기 불황에 팍팍해진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일본 전역에 체인점을 390개까지 늘렸고 2014년에는 홍콩까지 진출하여 총 48개 이발소를 만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전략을 본 딴 이발소들이 종로 낙원동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 이발은 3500~4000원선, 염색도 하는데 5000원 정도다. 브랜드 염색약을 사용할 경우 7000원선까지오른다. 손님이 많은 집은 이발사가 10명이 넘는다. 과거 낙원동 일대를 중심으로 몇군데 성행하다가 지금은 종로3가역에서 5가역 까지 우후죽순으로 늘었다.

‘코로나19’는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낳았다. 이발소도 마찬가지다. 이발사나 손님이나 장시간 접촉하면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다 샴푸에 면도, 염색까지 하면 접촉 시간이 자연히 길어진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간단하게 커팅만 하는 방법도 현명한 자세일 수 있다. 1000엔 이발소가 유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SW

p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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