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시무 7조’...평양이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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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시무 7조’...평양이 발칵 뒤집혔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0.09.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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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가대기다, 당장 나무버스 타라’
중앙당·인민무력성·국가보위성 등에 투서

“김정은은 백두혈통이 아니라 재포 자식”
신문 오려붙여 투서 작성...범인 신출귀몰
"김정은은 재포 자식이다"는 '북한판 시무7조'에 평양이 발칵 뒤집힌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은 재포 자식이다"는 '북한판 시무7조'에 평양이 발칵 뒤집힌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북한판 시무7로 불리는 동시다발적 무기명 투서에 평양이 발칵 뒤집힌 사건이 발생했다.

NK지식인연대는 5일 대북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김정은은 가대기다. 당장 나무버스 타라라는 제목의 무기명 투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물론 중앙급 고위간부들에게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가대기는 가짜란 뜻이고 나무버스는 시체를 넣는 나무관을 말한다.

이 투서는 중앙당, 인민무력성,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등 권력기관들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 신소함(민원함)에 동시 다발적으로 투척돼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북한판 시무7내용은

투서의 내용은 조선중앙TV 이춘희에게 쓴 형식으로 김정은, 김여정 등 소위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이들이 사라져야 중국처럼 잘 살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춘희 방송원 동무, 매일같이 게거품 물고 김정은의 혁명활동을 보도하느라 제정식이 아닌 것 같은데 우리 당이 재일귀국민 재포(재일교포)’들을 얼마나 개 무시해 왔던가. 김정은과 그 형제들은 아버지 김정일이 재포인 고영희와 바람을 피워서 낳은 후처 자식들인데 이들이 재포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 때문에 사랑이 끝나고 가족까지 풍비박산 난 많은 재포들에게는 뭐라고 할 것인가. 그러니 이춘희 방송원 동무 당신이 우리 당의 진실한 입이라면 다른 말을 다 빼더라도 김정은이 백두혈통이 아니라 재포 자식이라는 것부터 솔직하게 전하는 것이 이제 곧 도래하게 될 자유세상에서 당신이 인민들에게 맞아죽지 않고 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왜 투서가 나왔을까

그동안 당과 국가는 재포를 극도로 차별하는 계급정책을 실시해왔다. 그러면서 재포들은 간부사업에서 철저히 배제돼왔다. 결국 북한이 화를 자초한 것이고 북한정권의 자업자득이라는 측면이다.

재일귀국민 출신들은 자본주의에 물들여진 돈벌레, 일본 자본주의 앞잡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요시찰 대상으로 감시해왔다. 반감을 잔뜩 조장한 것이 바로 북한정권이라는 것이다.

또 김정은 통치 10년간 핵과 미사일 개발관련 간부들과 소수 엘리트들에게는 천국이었지만 절대 다수 주민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됐다. 그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대북 소식통은 온 나라에 넘쳐나는 꽃제비들과 집까지 다 팔아먹고 길에 나앉은 도시민들이 깊은 산 속으로 밀려들어가고 있다도시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보다 낫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임꺽정 노래를 부르고 새로운 세상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서는 어떻게 만들어 졌나

투서가 뿌려진 중앙기관들과 보위부 등에서는 동시다발 무기명 투서자를 색출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지만 워낙 신출귀몰해 수사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투서는 직접 글씨를 쓴 게 아니라 신문의 글자를 하나하나 오려서 문장으로 만들었고, 맨 마지막 날자만 손으로 썼는데 이것도 한자로 표기해 더 애를 먹고 있다. 이와 관련 평양의 각 언론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직접 한자를 쓰게 해 일일이 대조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고 소개했다.

재미있는 것은 북한은 중앙당 이외는 CCTV가 없어 외부와 내부 신소함에 신출귀몰하게 투서를 한 것이어서 아직까지 범인색출에 오리무중이다.

북한판 시무7시사점은

투서를 전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이번 투서사건은 북한 주민들의 분노와 저항의식이 신장됐음을 의미한다이번 투서는 수 천만 민심이 담겨 있어 향후 독재 해방투쟁이 전개될 수 있음을 뜻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투서 내용에 대해 극도로 궁금해 하고 있다면서 북한 지도체제의 맹점을 집중 공격한 과감한 행동으로 북한 사람들의 응축된 울분에 불을 붙이는 기묘한 전략과 전술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고 말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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