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분할’에 소액 주주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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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분할’에 소액 주주 ‘분통’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9.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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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17일 “배터리 사업 분할할 것”
“투자 효율” vs ““주식가치 떨어질 것”
네티즌 “빅히트 투자했더니 BTS 옮기는 꼴”
소액주주 54%, 주주총회서 변수 일으키나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LG화학이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세우는 분사 방안을 밝히자, LG화학 주가가 이틀만에 크게 떨어지는 등,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LG화학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회사 분할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30일 개최될 임시주주총회에서는 회사 분할안 통과가 예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2월 1일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물적 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가지는 구조로 짜여질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반응은 엇갈렸다. 증권 업계는 2차 전지 사업에서 LG화학이 고성장의 호재를 보여온 만큼,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선 물적 분할에 따른 효율적인 투자금 마련이 원활해질 것이란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이를 통한 배터리 부문의 기업가치 재평가도 기대할 수 있단 점이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가 빗발쳤다. 분할 예고 없이 LG화학의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 분할을 강행해, LG화학 투자자들의 주식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로선 알짜사업인 배터리를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다는데, 분할 이후에는 주주의 손에 실질적인 투자 이익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논리다.

이 때문에 온라인상에서는 LG의 이번 결정에 대해 “방탄소년단(BTS)을 보고 빅히트에 투자했는데, BTS가 다른 소속사로 옮기는 격”이라거나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홍철 없는 홍철팀”란 조롱 섞인 비유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반응은 17일 주식 시장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15일 기준 72만6000원선이던 LG화학 주식은 16일 68만7000원대, 17일 66만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로선 악재인 LG화학의 발표는 이틀 만에 8% 가량 주가를 떨어뜨린 꼴이 됐다.

업계와 투자자들의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로선 뾰족한 대안도 없어 보인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주의 주식을 회사에 합당한 가격으로 되파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물적 분할이 실질적인 주주 가치에는 큰 변화를 줄 수 없어 청구권 발생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다가오는 10월 30일 임시주주총회 자리가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로 불거질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현재 LG호학의 최대주주는 33.34%를 보유한 ㈜LG인 반면,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전체의 54.33%에 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9.96% 지분이 소액주주들의 행동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는 처지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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