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키킥~ 그는 각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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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키킥~ 그는 각그랜저!'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0.09.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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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방송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으뜸 인기직종은 변호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때로 ‘저 사람 일반 사건 수임은 제대로 할까? 아니, 방송출연료가 변호사로 버는 돈보다 더 많은 건가...?’ 하는 지극히 쓸데없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어서 정치인, 의사들입니다. 이 계통 사람들 공통점, 얼마나 말을 잘합니까!

​말 잘하고 글 잘 쓴다는 건 결국 표현상 비유력의 차이라고 봅니다. 특정 사안을 두고 맥락을 짚거나 분석을 하는 건 도찐개찐(도긴개긴)인데, 무슨 말로 설명을 하느냐가 말과 글의 맛을 절대적으로 좌우합니다.​

방송에 뻔질나게 나오기가 유명 MC나 아나운서 이상인 그 변호사, 거들먹거리길 좋아하는 어느 고관대작을 두고 조롱성 짙은 비난을 하는데 말이죠, 한때 폼깨나 난 거 인정하지만, 지금도 자기가 그런 줄 알고 있다며 그를 ‘각그랜저’라고 한 마디 던지니 좌중이 모두 백퍼 수긍 모드가 되더군요.​

아주 어쩌다가 주행 중인 이 차를 보는데, 처음 나왔을 땐 얼마나 멋졌나요?! 고급차의 상징이었죠. 근데, 그 차가 여태 잘난 체 한다면 얼마나 우습겠습니까.  

주구장창 코미디 글을 주로 쓰는 저로선 이런 멋지다 싶은 비유를 보면 탄복과 함께 Alt+S(저장)에 바로 들어갑니다.​

정치판 일대쇄신을 외치며 ‘삼겹살 불판을 갈 때가 됐다’라고 표현한 한 정치인, 얼굴에 수술 흉터가 남은 흔적을 이외수는 ‘구두수선소에서 기운 게 확실하다’라고 하던데, 제가 절창 중 절창으로 여기는 비유들입니다.  

최근의 경기 상황을 참 절묘하게 표현한다 싶은 말들이 있는데, 에~ 미리 진중한 양해를 구합니다. 이 비유들이 상당히 여성비하적이어서 말입니다. 고상하게 인문학적 표현이고, 단순하게 웃자고 하는 말이다 하고 인정해 주신다면 소개해 보죠.  

​아내가 회계사 남편에게 묻습니다.

​“여보, ‘인플레이션’을 쉽게 설명해 봐요.”

남편의 답 “당신 몸매가 아가씨 시절엔 36-24-36이었는데, 지금은 48-40-48이 됐잖아? 당신의 모든 것이 전보다 커졌는데, 가치는 옛날보다 떨어졌어. 그걸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는 거야.”

​경제분석가가 일부다처제 사회제도, 남자들이 두 아내를 거느려야 하는 이유를 근사하게 설명합니다. “두 가집니다. A- 독점은 깨야 합니다. B- 경쟁은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한 명이면, 그녀는 당신과 싸우지만, 아내가 둘이면 그들은 당신을 놓고 싸우게 됩니다.”

​경제학 시간에 학생이 교수에게 묻습니다.

학생 “올바른 예시를 들어 불경기를 설명해 주시죠.”

교수 “어렵지 않지. 자네가 와인을 예쁜 여인과 함께 마시면 호경기이지만, 맹물을 아내와 함께 마시는 인생의 그 어려운 시기가 바로 불경기지.”​

이번엔 부채와 자산의 차이에 대해 궁금해 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교수 “귀군은 이런 경험이 없나? 술 취한 남자친구는 부채이고, 술 취한 여자친구는 자산인 거예요!”

그런데 말이죠, 재미만 앞세우는 비유는 자칫 말이 점잖지 못하게 흐르고 때로 듣는 쪽에서 수치감을 느끼기도 하니 지극히 조심해야 합니다.

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한예종 수업시간에 “여자는 꽃이나 과일이랑 비슷해요. 상큼하고 먹음직스럽고 안에 씨까지 있으니까!”라고 말했다가 대자보 붙이며 거세게 반발한 학생들에게 3차례 공개사과를 해야 했던 사건 아시나요?

​그래도 말맛 글맛은요, 깊은 맛의 비유에서 난다는 거 알아야겠습니다.  ‘많이 예뻐’보다 ‘장미꽃이야’라고 하면 백 배는 돋보이거든요.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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