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사과’ 단 한 토막도 보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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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사과’ 단 한 토막도 보도 없어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0.09.2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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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조선중앙TV 등 대내외 매체에 없어
2018년 중국인 관광객 사망 땐 위로전문 보내
청와대, 북측에 추가조사 요구...공동조사 요청
백령도에서 바라 본 서해평화수역. 사진=시사주간 DB
백령도에서 바라 본 서해평화수역.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평도 공무원 사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공개사과 메시지를 했지만 북한 대내외 매체는 침묵을 지켰다.

26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메아리 등 북한 대내외 대체는 김 위원장의 대남 사과 관련 보도가 없다.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은 1면에 김 위원장이 받은 축전과 노동당 창건일(1010) 75주년을 앞두고 매진 중인 태풍 피해 복구 소식만 실었다.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평양방송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중심으로 보도가 이뤄졌다.

남한 실종 공무원이 서해상에서 사살됐다거나,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 여론이 악화하자 김 위원장이 직접 "대단히 미안하다"며 사과했다는 사실은 북한 대외선전 매체들도 다루지 않았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전날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며 "가뜩이나 악성 바이러스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통지문이라는 공개적인 형식으로 대남사과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184월 황해북도 봉산군에서 중국 관광객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앞으로 위로 전문을 보내면서 사과한 전례가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중국 동지들에게 그 어떤 말과 위로나 보상으로도 가실 수 없는 아픔을 준 데 대하여 깊이 속죄한다"는 내용의 위로 전문을 보냈고, 이는 조선중앙통신도 보도했다.

전통적 우방인 중국에 사과한 것을 보도한 전례는 있지만,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남측에 고개를 숙이는 모양새라 알리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청와대는 서해상 실종 공무원의 피살사건과 관련, 북측에 추가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청와대는 전날 저녁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전날 회의는 북측 통지문에 나온 사건 경위와 국방부 등 우리 정부가 파악한 정보 간 차이를 분석하는 자리였다.

논의 결과, 먼저 전날 북측에서 온 통지문에서 밝힌 사건 경과와 우리측 첩보 판단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계속 조사해서 사실관계를 규명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는 북측에 추가 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북측과의 공동조사도 요청하기로 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서해상 감시 및 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를 시급히 취하기로 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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