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 속 주요 기업 실적 분석 ⑦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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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 속 주요 기업 실적 분석 ⑦ 면세점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9.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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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면세점 이용객수, 618만명에서 139만명으로 77% 급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도 입찰 외면받아...추석 대목에도 면세점 문닫는다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분기 실적 및 반기 실적을 발표해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면세업계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면세점 매출총계는 4조2147억원에 달했으나 4~6월에는 3조1177억원으로 26% 줄었다. 이용객수는 618만명에서 139만명으로 77% 급감했다.

이처럼 힘든 상황은 전 세계 매출 1위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이 유찰된 사실에서 잘 알 수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출국자가 급감하며 사상 첫 전 입찰 구역에서의 유찰이 발생했다.

인천공항은 이번 입찰 때 기존의 ‘최소 보장금’ 제도를 유지하는 대신 공항 이용자 수가 코로나19 이전의 80%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임대료 매출 연동제’를 실시했다. 또, 임대료의 최저선으로 제시된 최소보장금도 지난 1차 입찰 당시보다 약 30% 낮췄고, 여객증감율에 연동해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을 없앴다. 국토부가 기업 규모에 관계 없이 매출 연동제 적용 기한을 내년 말까지로 연장했고, 정상수요 회복 기준도 지난해 월별 여객수요의 60%에서 80%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인천공항 측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크게 낮춘 조건을 제시했지만, 업체의 부담은 여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공항 면세점 대형 3사 한 달 임대료는 9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2분기 영업손실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상반기 누적 1000억원에 달하는 공항 임대료 적자 전환의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업계는 이 조건이 내년 말까지만 적용되어, 그 이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고정 임대료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한편, 주요 면세점업계는 대목인 올해 추석 명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문을 닫기로 결정해 눈길을 모았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은 추석 당일인 다음달 1일 시내점을 휴점한다. 휴업 대상은 롯데면세점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부산점을 비롯한 신라면세점 서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강남점 등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명절 연휴동안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을 모두 휴점한다.

매해 명절 해외여행 특수를 누렸던 면세점이 명절 당일에 문을 닫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문을 닫고 재정비에 돌입한다는 분석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은 명절 당일에 휴점을 했으나 면세점이 문을 닫는건 처음"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열지 않는 게 더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신세계 면세점, 2분기에도 적자 이어가…3분기 부진 벗어날까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사진 출처 =신세계

주요 면세점 3사 중 한 곳인 신세계백화점 면세점은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지만, 최근 외국인 1인당 면세점 매출이 급증하며 3분기에 희망이 엿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면세점 부문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9.6% 감소한 3107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370억원에 달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은 시내면세점이 31%, 인천공항 등 공항면세점이 92% 줄면서 전년보다 59.6% 감소한 3107억원을 기록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 사업 부문은 외형 측면에서 2분기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외국인 1인당 면세점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데 다이공 1명당 구입 금액이 늘어나며 면세점 매출도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면세 사업 부문은 한-중 항공노선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 신라면세점, 1분기보다 커진 적자폭…화장품 기반으로 회복 중 

신라 면세점 서울점. 사진 출처 =신라면세점

매출 약 90%가 면세사업에서 발생하는 호텔신라는 지난 2분기 영업손실 634억원을 기록해 지난 1분기(-558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또 5개 해외점 중 홍콩공항점과 푸껫시내점, 도쿄시내점이 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다만, 중국 내 화장품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성장하고 있는데, 중국 내 견조한 화장품 수요를 기반으로 시내점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떨어진 8248억원, 영업적자는 32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KB증권은 호텔신라의 2020년, 2021년, 2022년 매출액 추정치를 각각 10%, 9%, 1% 상향하고 영업이익 추정치도 5%, 9%, 3% 상향했다. 중국 보따리상의 매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른 점을 감안해 시내 면세점의 매출 추정치를 상향조정하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어 국내외 공항 면세점 및 호텔·레저 매출 추정치는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 1분기 유일하게 웃은 롯데면세점, 2분기에는 770억 영업적자

롯데면세점 하노이공항점. 사진 출처 =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1분기 4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면세점 빅3' 중 유일하게 적자를 면했지만 2분기에는 77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이는 해외여행 급감에 따른 피해를 극복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4일 호텔롯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은 각각 1조4529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영업손실은 735억원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업계 영업환경 악화가 지속함에 따라 2분기 영업손실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또 롯데면세점은 대만에 이어 태국, 인도네시아 법인 등 해외사업도 잇따라 정리하며 긴축 경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만 법인을 정리한 롯데면세점은 태국 법인 정리 검토에 들어갔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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