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 속 주요 기업 실적 분석 ⑫ 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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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 속 주요 기업 실적 분석 ⑫ 여행사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10.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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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에도 코로나 된서리 맞은 여행업계...대표 여행사들 상반기 '참혹'
사회적거리두기 1단계 시행에 관광 수요 기대, 여행사 다시 살아날까?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별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여행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전부 막히며, 항공사와 함께 가장 직격타가 큰 업종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해외여행을 가려는 출국자는 3만1천425명으로 지난해 동월(224만6천417명)보다 98.6% 급감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2만9천415명으로 98.2% 줄었다.

성수기인 올여름 바캉스철에도 코로나19 재확산에 최장의 장마가 겹쳐 타격을 입었으며, 추석 기간에도 해외여행객이 많지 않으리라 판단한 면세점이 사상 최초로 명절에 문을 닫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패키지 상품 예약 증감률은 -99%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하늘길이 열리지 않았고 해외에 나가봤자 2주 자가격리가 필수이기 때문에 여행사들은 사실상 휴업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교통연구원의 여름철 여행계획 조사 결과, 올해 여름 휴가를 계획한 세대는 37.8%에 불과했다. 올해 여름 휴가여행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세대 수가 전체의 62%에 달했다. 휴가를 가지 않는 이유는 '코로나19'가 75.6%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일정 조율 필요'와 '업무·학업·생업'이 각각 7.7%와 5.1%로 뒤를 이었다. 비용 부담 때문에 휴가를 가지 않는다는 응답도 4.1%로 나타났다.

평소대로라면 여행객이 많이 늘어났어야 할 추석 황금연휴에도 마찬가지였다. 티몬은 추석 연휴 기간인 12∼15일 여행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추석보다 해외여행 매출이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급격히 줄어든 해외여행객들은 국내 여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숙박예약 플랫폼 여기어때가 발표한 ‘2020 여름 국내여행 트렌드’를 보면, 올해 7~8월 국내여행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또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여름 성수기인 7~8월 예약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표한 올해 여름휴가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7~8월 국내 숙소를 미리 예약한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9% 증가했다.   

여름휴가 인기 지역은 수도권에서 자차 이동이 가능한 강원, 경기도였다. 국내 지역별 숙박 예약률이 △강원도가 16.9%로 가장 높았고, △경기도는 14.9% 였다. 또 여름철 인기 여행지인 △제주도 14.3%와 △부산 9.8%, △전라남도 8.1%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에 2.5단계까지 올라섰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기존 2단계로 내려간데 이어, 오늘 12일부터 1단계 수준으로 완화되면서 여행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주춤했던 여행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단계로의 조정 이유에 대해 “지난 2주동안 국내발생 확진자 수는 하루평균 60명 미만으로 줄었고, 감염재생산지수도 1 이하로 떨어져 확산세가 억제되고 있다”면서 “장기간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국민들께서 피로감을 느끼고 계시고 민생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적극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하나투어, 코로나19에 직격타…위기 속에서도 아이디어 상품 출시

국내 대표 여행사 중 한 곳인 하나투어는 2분기 우려했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가 발표한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에 따르면, 95억5,900만원의 매출액과 518억3,700만원의 영업손실, 684억1,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 대비 무려 95.06%나 감소한 수치로, 앞선 1분기와 비교해도 91.35%나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실적도 참혹하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793억4,100원으로 800억원에 육박했고,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18% 감소한 1,200억6,500만원에 그쳤다. 누적 당기순손실은 1,000억원을 넘겼다.

힘들어가는 상황 속 구조조정도 이어졌다. 하나투어는 지난 6월 해외법인과 자회사를 정리하고 향후 전략방향을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6월 말 직원은 2천406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94명 줄었다. 분기별 감소율도 높아졌다. 하나투어 직원은 1분기 19명 감소했으며, 2분기에는 2배가 넘는 75명이 감소했다.

하나투어가 ‘스카이라인투어’ 여행상품 흥행에 힙입어 감사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하나투어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여행 상품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말, 하나투어는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 여객기를 타고 도착지 없이 국내 상공만 비행하는 여행상품인 ‘스카이라인 투어’의 여행객을 모집한 결과 응급좌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판매를 완료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카이라인투어’ 여행상품 흥행에 힙입어 고객 성원 감사 이벤트를 25일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국내여행상품 관련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 모두투어, 코로나19에 넉다운…지난 4분기 이후 최대 영업손실 

사진 출처 = 모두투어 홈페이지

모두투어 역시 2분기 93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에 직격타를 맞은 참혹한 성적표를 보였다. 이는 모두투어가 처음 적자로 전환한 지난해 4분기(-36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영업 손실이다.

공시에 따르면, 모두투어의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은 30억원, 영업손실은 93억43000만원, 당기순손실은 200억원이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19년 706억원)이 95.7% 감소했고 영업손실(-2억원)은 45배 가까이 커졌다. 

모두투어 측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1분기(매출 442억원, 영업손실 14억원)보다 적자폭이 더 커졌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해외여행 수요 급감을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꼽았다. 2분기 모두투어의 패키지 송객인원은 53명으로 지난해 동기간 보다 99.9% 감소했으며, 2100명을 기록한 항공권 송객인원도 99.4%나 줄었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증권업계에서는 희망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기 90억원대의 적자는 연말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고용 유지 지원 프로그램이 끝나는 순간 구조조정이 시작될텐데 현금 걱정은 없는 모두투어는 살아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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