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중국 찜찜, 대만·사우디 우려, 유럽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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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중국 찜찜, 대만·사우디 우려, 유럽 환영
  • 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 승인 2020.11.0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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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부통령 해리스 초상화 만들고 축하 폭죽
독일, 러시아 연결 가스관 문제에 촉각 곤두
일본, 재빨리 우호 손길 정상회담 준비
러시아·이란, 경제 제재 해제 기대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새로운 미국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세계 각국은 화합과 치유를 말하는 그의 일성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각국의 반응을 일본에서 살펴본다.

독일

독일 언론은 바이든의 승리를 대서 특필했다. 독일의 유력지 남부 독일신문은 "미국이 WHO(세계 보건기구)와 파리 협정에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어 기쁨은 크다"고 전하는 한편 "바이든 정권 아래에서도, 방위비 문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 가스 파이프 라인, '노르드스트림2'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노드스트림2는 이전 노드스트림1과 나란히 붙어 독일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규모를 2배로 늘려주게 될 가스송유관이다.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미국이 지난해 12월 개시한 경제제재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미국은 노드스트림2 프로젝트에 간여한 업체들에 대한 경제제재에 나선 상태다.

또한 슈피겔은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제목 아래, 바이든이 자유의 여신상의 목을 제자리로 돌리려는 일러스트를 게재하면서 바이든의 승리를 상징적으로 전하고 있다. 이 매체는 이전에 트럼프가 자유의 여신상 목을 벤 일러스트를 게재한바 있다. 이제 다시 원상회복이 됐다는 의미다.

프랑스

프랑스 언론은 바이든의 승리에 안도하고 있다.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 인포(France info) 인터넷 판은 "트럼프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세계의 정상들이 바이든의 승리를 찬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프랑스 2도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이 바이든을 개인적으로는 몰라도 파리협정에 서명한다는 발표를 기뻐하고 있으며 바이든과의 관계가 더 정중하고 예측 가능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트럼프의 미국보다 바이든의 미국과 함께 일하는 것이 쉬울 것이다"라는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 정부가 적극적으로 바이든의 당선을 환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본

일본은 협력을 기대했다. 은근히 트럼프가 당선되기를 기대했으나 바이든으로 기울자 재빨리 갈아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는 미국 현지 보도가 나오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스가 총리는 일본어와 영어로 올린 트위터 글에서 “조 바이든씨와 카멀라 해리스씨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그는 이어 “일미동맹을 한층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및 세계 평화, 자유 및 번영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일본 언론들도 대체적으로 좌충우돌하지 않는 안정적인 상대를 만났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일본 정부는 먼저 양국 정상 간 전화회담을 통해 안면을 트고 내년 1월20일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뒤 가능한 빠른 시기에 스가 총리가 미국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중국은 조심스러운 태도다. 바이든은 2011년 8월,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 등과 함께 베이징 중심부 서민 식당을 방문했다. 당시 바이든을 접대한 가게 주인은 “바이든은 중국의 서민과 교류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가게는 낯 익은 친구들이 모여 즐기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바이든은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면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와 세계 평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매장을 방문한 30대 남성은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의 관계는 다소 좋아지는 것은 아닐까. 양국은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하며 그것이 세계에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환구시보 등 관영매체들은 “바이든 당선에도 중미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지속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신장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교수는 “상호전략적 신뢰 재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미국과의 관계가 얼어 붙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민들 사이에서는 경제 제재 해제 등 러시아 정책의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대 여성은 "악화된 미-러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그리고 양국 국민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30대 남성은 "경제 제재를 해제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 우호적으로 해야 한다. 물가가 올라 곤란하다"고 했다. 50대 여성도 "우선 경제제재를 해제해야한다. 그리고 평화 구축에 노력해 전쟁없는 세상이 되게 해달라"고 했다.

이란

트럼프 정권의 경제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 국민은 바이든 정권이 들어서면 제재가 해제되고 국내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9세의 남성은 "트럼프가 져서 기쁘다. 바이든의 승리는 중요하다. 이란은 경제 제재가 해제되기를 바란다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고 말했다. 74세의 남성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생각도 다르기 때문에 제재가 해제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IT 기업에서 일하는 33세의 남성은 "미국의 이란 정책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 간 대화는 진행되지 않고, 미국의 엄격한 제재가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트럼프 정권과 관계를 심화시켜 왔던 사우디아리비아에서는 바이든의 당선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언론들은 바이든과의 관계 구축에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취임 후 첫 외유지를 사우디을 선택하고 이란을 압박해 왔다. NHK는 수도 리야드의 20대 남성은 "바이든의 승리는 일본과 미국의 관계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40대 남성은 "우리는 바이든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트럼프와도 차이도 있다"고 말하면서 선거 결과를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중동 정세에 영향을 미쳤던 만큼, 바이든이 사우디와 어떻게 손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중동 정세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인도

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어머니의 고향인 인도에서는 환영 일색이다. 해리스 외할아버지의 고향 남쪽 타미루나도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모여 폭죽을 쏘아 올렸다. 힌두사원에서도 주민들이 참여해 해리스를 축복하는 의식이 거행되었다.

예술가들은 바이든의 초상화를 그려 축복했다. 인도 동부해안에서는 샌드 아티스트 빠토나이쿠 씨가 바이든과 해리스 상원의원의 얼굴 모래 조각을 만들었다.

작품에는 "축하 미국"이라는 영어 메시지가 첨부되어 있다. 빠토나이쿠 씨는 "미국 전체와 바이든, 해리스를 축하하기 위해 만든 특별한 조각이다"고 말했다.

또한 북부 암리차르에서는 아티스트 남성이 트럼프를 포함한 역대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리고 거기에 바이든을 추가했다. 그는 "바이든이 새로운 대통령이 된 것을 경축한다. 인도와 미국의 관계가 더 잘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만

대만은 비교적 냉정한 자세다. 대만은 중국에 강경 자세를 취한 트럼프 정권에 우호적이었다. 최근엔 드론등 최신예 무기도 판매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재선에 기대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

NHK는 30대 여성은 "바이든이 어떤 정책을 취하는지 분명히 알 수 없지만, 트럼프보다 대만과 중국의 관계를 안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40대 남성은 바이든이 다자간 틀을 중시하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면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좋아지고, 반중 세력이 더 단결할 수 있는 것은 없는가? 긴 안목으로 보면, 그것은 대만에 좋은 것이다"고 했다.

올 1월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차이잉원 총통은 트위터에 바이든 당선에 축하의 뜻을 표시했다.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등으로 치안이 악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환영했다.

수도 카불의 자영업자인 30대 남성은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쁘다. 트럼프가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악화시켰다. 바이든이 치안을 회복해 줄것이다"고 했다.

또한 40대 남성은 "미국의 새 대통령에게 아프가니스탄에 진정한 평화가 오기까지 미군의 주둔이 필요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반정부 무장 세력 탈레반과 무장조직 IS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SW

p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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