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엿장수 마음대로' 김해 신공항의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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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엿장수 마음대로' 김해 신공항의 처지
  • 시사주간
  • 승인 2020.11.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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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제 멋대로다.’ 김해 신공항 안이 허공으로 날아가면서 가덕도 신공항이 급부상한 이야기다. 어제 김해 신공항 검증 위원회가 사실상 김해 신공항에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갑자기 정치권에서 신공항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이미 이 정권의 행태를 잘 알고 있던 국민들은 불안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위원회는 “김해신공항안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백지화 선포다. ‘조삼모개’가 따로 없다. 수조원이나 드는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기 보다 더 쉽게 한다. 뒤집기 위해 용역비도 수억원 사용했다. 국민혈세가 아깝다.

더욱 이해 못할 것이 세계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프랑스 업체가 1년간 조사한 끝에 내린 결론을 뒤집은 이유다. 어떤 사업을 하려면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경제성이다. 당시 김해는 4조1657억원, 밀양은 5조8212억원, 가덕도는 10조2014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가덕도는 바다 매립에 수조원이 더 투입돼야 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검증위는 “경제성 문제를 쏙 빼고 안전·소음·수요·환경 4개분야만 평가했다. 원전폐쇄 결정 때도 항목을 바꿔 억지를 부리던 수법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이 정부 들어 ‘엿장수 마음대로’ 통계를 조작해 유리한 결과만 포장해 내놓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린아이도 무슨일을 하면 돈이 얼마나 드나 하고 따지는게 인지상정이다. 정상적인 검증위원들이라면 이런 후안무치한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더 더욱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국민의힘 태도다. 원내지도부가 지난 5일 부산을 찾아 김해신공항 폐지와 가덕신공항 추진을 정부가 결정할 경우 가덕신공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동조하고 나섰다. 당대표도 어물쩍 동조하며 여당과 정부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어제는 양심에 찔렸던지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과 부산시민 앞에 사죄부터 하고 갑작스러운 표변에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허공에 대고 컹컹 짖는 듯 하다.

국민들은 정부 여당의 이런 변심은 결국 부산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무슨 짓을 하던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반민주적인 생각으로 국민을 우습게 알고 괴롭히고 있다. 부산은 지금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서민들은 거리로 내몰릴 판이다. 그렇게 선거에 이기고 싶으면 가덕도로 이전하는 그 억수의 돈을 차라리 그냥 부산 시민에게 나눠주라. 그러면 표가 더 많이 몰릴 것이다. 뭐하러 이리저리 머리 쓰나. 매표 행위로 얻은 민심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게 역사의 교훈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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