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코로나 시대 당뇨병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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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코로나 시대 당뇨병 관리
  • 박명윤 논설위원
  • 승인 2020.11.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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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당뇨병의 날(World Diabetes Day)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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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전 세계 당뇨병 인구는 무려 4억6000만 명이 이른다.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당뇨병(糖尿病)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당뇨병의 극복을 위하여 1991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당뇨병연맹(IDF)은 매년 11월 14일을 세계 당뇨병의 날(World Diabetes Day)로 제정했다. 이어 2006년에는 세계 당뇨병의 날에 관한 UN 결의안이 채택되어 각국 정부에 대해 당뇨병의 예방, 관리 및 치료,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 시스템 개발, 그리고 국가적인 정책을 시행하도록 촉구하면서 국제적인 캠페인으로 정착됐다.

UN은 2006년 12월에 파란색 원(Blue Circle)을 세계 당뇨병의 날 기념 엠블럼(emblem, 紋章)으로 선정하였다. 문장(紋章)의 파란색은 하늘과 희망, 국가 간 화합, UN, 당뇨병 극복 의지 등을 상징하며 원(圓)은 새벽, 삶과 건강, 긍정 등을 의미한다. 11월 14일이란 날짜는 프레더릭 밴팅(Frederick Benting, 1891-1941)의 생일에서 비롯되었다. 캐나다의 생화학자 밴팅은 당뇨병 발병과 치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insulin)을 발견해 1923년 노벨 의학상(Nobel Prize in Medicine)을 수상했다.

‘세계 당뇨병의 날’ 메인 행사는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참여하는 ‘푸른빛 점등식(點燈式)’으로 각 나라에서 유명한 건물이나 유적 등에 파란색 빛을 비추거나 켜면서 당뇨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극복의 희망을 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당뇨협회에서 올해 세계 당뇨병의 날을 기념해 ‘온라인 당뇨교육캠프’를 통해 ‘파란 링’을 만들기로 했다. 협회는 11월 14일부터 30일까지 당뇨교육캠프를 개최한다.

온라인 당뇨병 교육캠프의 프로그램은 △당뇨병 관련 필수지식을 배우는 ‘의료-식품영양-운동 강좌’ △당뇨병을 슬기롭게 관리한 환자 경험담을 소개하는 ‘힐링타임’ △랜선(LAN Cable, 인터넷 연결선)여행과 종이접기로 가족 간 화목을 다지는 ‘레크리에이션’ 등으로 구성된다. 참가비 1만원으로 국내 최고 당뇨병 명강사들의 강연을 11월 14일 오전 10시부터 22일 저녁 10시까지 횟수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프랑스 역사상 최고의 왕 중 한명으로 꼽히는 루이 14세(Louis XIV, Louis Dieudonne de France, 1638-1715)는 루이 13세가 1643년 급서(急逝)하면서 5세에 즉위(재위 1643-1715)하여 어머니가 섭정(攝政)을 한 후 23세에 친정(親政)을 시작했다. 72년간 유럽을 호령한 절대군주 루이 14세는 “짐(朕)이 곧 국가다”라는 말로 유명하며, ‘걸어 다니는 종합 병동’에 가까워 안 아픈 데가 없었으며 말년에는 당뇨병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올해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0'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에서 당뇨병 유병률은 13.8%으로 같은 해 추계 인구를 적용할 경우 494만명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전 단계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는 공복혈당장애의 경우는 26.9%에 이르러 인구수로 환산하면 1000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당뇨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53.2%가 비만에 해당하며, 고혈압은 당뇨병 유병자 중 61.3%가 동시에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뇨병 유병자 중 72%가 고콜레스레롤혈증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 대상 주요 만성질환 가운데 가장 높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 판단은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Low-Density Lipoprotein,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100mg/dL 이상으로 정의했다.      

당뇨병(diabetes mellitus)이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사질환이다. 당뇨병의 특징은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高血糖)이며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한다. 그리고 고혈당으로 인하여 여러 증상 및 징후를 일으킨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한다. 제1형 당뇨병을 이전에는 ‘소아 당뇨병’이라고 불렀다.

제1형은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 즉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2형 당뇨병은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의 식단 그리고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그리고 특정 유전자의 결함, 췌장 수술, 감염, 약제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증상은 혈당이 많이 올라가면 갈증(渴症)이 나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량이 늘어 화장실을 자주 간다. 그리고 체중이 빠진다. 고혈당 상태가 오랜 기간 계속되면 신체에서 여러 합병증(合倂症)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합병증에는 실명할 수 있는 망막병증, 신장기능 저하가 심하면 투석이 필요한 신기능장애, 신경병증(저림, 통증) 등이며,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당뇨병은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8시간 이상 금식 후에 측정한 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75g 경구 당부하 검사에서 2시간 후 혈당이 200mg/dL 이상이거나, 무작위 당 검사에서 200mg/dL 이상이며 고혈당의 전형적인 증상인 다음(多飮), 다뇨(多尿), 다식(多食)이 있는 경우에서 하나이상 만족할 때 당뇨로 진단한다.

치료는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며, 제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 교정을 기본으로 하며 추가로 약물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 먹는 약의 경우 하루 1-3회 복용하며, 약의 작용 시간에 따라 먹는 시간과 부작용 등이 조금씩 다르다. 인슐린은 피하주사로 투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작용 시간에 따라 초속효성, 속효성, 중간형, 지속형 등이 있다. 먹는 혈당강하제는 인슐린 분비 촉진제와 인슐린 감수성 개선제로 나뉜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 식사와 운동은 치료약만큼 중요하다. 식사요법은 세 가지 원칙, 즉 ‘골고루ㆍ적당히ㆍ규칙적으로’ 먹는 것이다. 다양한 식품(곡류, 어육류, 채소, 지방, 우유, 과일 등 6가지 식품군)을 자신의 체중과 활동량에 따라 권장 섭취량에 맞춰 먹도록 한다. 운동요법은 매일 식사 후 1-3시간에 30-40분 정도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자기 몸에 인슐린이 부족하게 되면 급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급성 합병증에는 당뇨병성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과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hyperglycemic hyperosmolar syndrome) 등이 있다.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의식을 잃을 수 있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만성 합병증에는 미세혈관질환 합병증(망막병증, 신장병증, 신경병증 등)과 대혈관질환 합병증(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등)이 있다.

당뇨병 예방을 위하여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경우 생활습관 교정을 통하여 체중을 5-7% 줄이면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체중을 줄이기 위하여 식습관 개선을 통하여 칼로리 제한과 적절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심한 스트레스, 불안, 초조 등도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명상(瞑想) 같은 편안한 마음 갖기도 필요하다. 당뇨병과 잇몸병은 상호작용을 하므로 치과(齒科)에서 적극적인 잇몸 관리가 필요하다. 미국당뇨병협회에서는 1997년에 잇몸병을 당뇨병의 6번째 합병증으로 정의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당뇨병 환자들의 경각심이 필요한 이유는 당뇨병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하고 중증으로 겪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당뇨병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는 일반 병실에 입원한 경우에 비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경우를 보면 상대위험도가 2.21로 높았다. 당뇨병 환자의 중증도가 높은 원인은 고혈당(高血糖), 면역력(免疫力) 저하, 혈관 합병증 등이다.

가천대학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1.2배 높았다. 중국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의하면, 44,672명의 코로나19 환자 중 당뇨병의 유병률은 5.3%로 나타났다. 또한 당뇨병이 있는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은 7.8%로 전체 사망률인 2.3% 보다 높았다.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몸속에서 스트레스 상태가 유발되어 코르티솔(cortisol),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뿐 아니라, 인터루킨-6(interleukin 6)등의 염증 관련 사이토카인(cytokine)이 증가한다. 이는 혈당 상승과 극심한 염증반응으로 인해 코로나19의 중증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고혈당에 신(腎)기능이나 간(肝)기능 이상, 탈수 위험 등을 고려하여 인슐린이나 적절한 약제로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Korean Diabetes Association)는 1968년에 창립되었으며, 현재 3600여 명의 당뇨병 전문의, 기초 의학자, 연구자,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대한당뇨학회의 당뇨병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예방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1) 일반적인 건강수칙
△외출하거나 혼잡한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다. △손을 씻고 기침 에티켓을 지킨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는다. △의료기관을 방문 시 마스크를 쓰고,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한다. △자주 만지는 테이블, 문손잡이 및 키보드 등 손길이 많이 닿는 곳은 항상 깨끗이 닦는다.

2) 혈당 관리 수칙
△당뇨병 경구 약물과 인슐린 투여를 평소보다 더 철저히 한다. △자가 혈당 측정을 더 자주 하고 점검한다. 아침에 일어나 1회, 식후 2시간에 적어도 1회로 하루 2회 이상 자가 혈당 측정을 한다. 결과가 평소보다 지속해서 높으면 병원을 방문하거나 전화 상담을 한다. △단순 당의 섭취를 제한하고, 규칙적으로 세 끼 식사를 하고, 균형 잡힌 식단으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한다.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이 필수이다. 매일 일정량(최소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의 근력 운동을 한다.

3) 호흡기 증상 발현이나 고혈당 발생 시
△기침, 가래, 발열 등의 증상이 있거나, 갑자기 혈당이 올라 지속되면 주치의에게 문의하고, 병원 방문이 어려우면 한시적으로 허용되는 전화 상담을 통해 주치의와 상담한다.

당뇨병은 개인의 질병이라는 차원을 넘어 각국 및 전 세계적 이슈이다. 당뇨병은 뇌졸중(腦卒中), 심근경색, 말초혈관질환, 신장질환, 신경병증, 망막증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심혈관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 이에 국민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하여 당뇨병을 바르게 알고, 적극적이고 통합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 관심과 국가의 책임의식이 더해지면 당뇨병 퇴치는 가능하다. SW

pm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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