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정세균입니다...’ 방송에 소외된 난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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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정세균입니다...’ 방송에 소외된 난청인들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0.12.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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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사진=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안녕하세요. 국무총리 정세균입니다.” 지난달 16일 강남 일대 지하철에서 흘러나오던 정세균 국무총리의 목소리다. 

당시 정세균 총리의 안내방송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하여 음식을 덜어먹는 등 식습관을 개선하고,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었는데 이에 대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기사들이 나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정세균 총리의 지하철 방송은 시민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작은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면과 다르게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소리를 듣는데 어려움을 겪는 난청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하철 방송을 했던 당일 저녁 몇 명의 난청인들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지하철에서 국무총리 나왔다고 들었는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으로서, 국민으로서 소외감을 느꼈다는 내용이다.

듣는 기관에 문제가 생겨 난청이 발생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상적인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일상생활만이 아니다. 이는 지하철이나 철도, 항공기 등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 2017)에서는 난청 인구를 5%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를 우리나라 인구에 대비해 보았을 때 260만 명 정도를 난청인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그런 불편을 겪고 있다.

고령으로 인한 난청인이 난청의 80%정도 되지만 젊은 층에서도 난청은 늘고 있다. 난청이 증가함에 따라 보청기 사용 비율도 늘고 있다. 장애인실태조사(보건복지부, 2017)에 의하면 청각장애인 가운데 61.8%가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다. 보청기 사용이 늘면서 건강보험공단의 급여 신청도 65,478건(2018)으로 2015년 대비 4배가량 되는 등 급증하고 있다.

보청기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일상생활 서비스는 많지 않다. 정세균 총리가 깜짝 등장한 지하철 등 교통수단에서도 마찬가지다. 지하철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항공기 등 발권 변경이나 민원 등 원활한 응대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비행기 탑승구 변경방송을 들을 수 없어서, 지하철 연착의 내용을 들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차량 등 사고가 생겼을 때 방송 소리를 올바로 듣지 못하여 제때 대처를 못하는 경우들도 마찬가지이다.

교통수단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강연장, 경기장, 공연장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도 마찬가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설도 다를 바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자기루프(Loop) 시스템이나 주파수변조(FM) 방식의 장치를 지원한다. 자기루프는 특정 공간에 자기코일을 깔고 보청기 사용자가 음향을 잘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주파수변조는 발신자의 소리를 주파수 변조방식으로 보청기 사용자들이 잘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지난 20대 국회 때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회기가 끝나며 폐기되고 말았다. 다행히 21대 국회가 들어오고 법률 개정안들이 다시 발의 되었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것인데,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부개안”,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 일부개정”,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 일부개정안”이다.

개정안들의 목적은 보청기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공공기관이나 공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할 때, 교통시설과 수단을 이용할 때 주변의 소음에 관계없이 안내방송 등 정보를 잘 들을 수 있도록 보청장치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세균 총리의 지하철 안내방송은 논란이 일자 계획보다 일찍 종료되었다. 하지만 안내방송으로 보청기를 사용하는 난청인들의 서운함은 아직도 남아 있다. 따라서 국정을 운영하는 책임자로서 항상 유념해야 한다. 

앞으로 유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고령사회가 확대와 함께 늘어가는 난청인들을 위한 불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의 개정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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