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대통령 옆 수어통역사, 농인들이 바라는 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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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대통령 옆 수어통역사, 농인들이 바라는 새해 소망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0.12.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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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열린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함께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지난 4월 열린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함께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올 한해 코로나19 정부브리핑 수어(手語)통역은 수어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하여 많은 국민들이 진행했던 “덕분에 챌린지”로 수어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안고 인권위원회도 수어에 대한 입장을 몇 차례 내놓았다. 최근의 입장은 이달 초에 나왔는데, 청와대를 향한 것이었다. 청와대에서 주요연설을 중계하거나 청와대 홈페이지에 영상을 게시할 때 수어통역을 제공하길 바란다는 의견이었다.

대통령의 청와대 연설은 신년 초나 기념일 등에 진행한다.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도 진행하는데, 올해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특별연설이 있었다. 당시 12개의 방송사에서 대통령의 연설을 생중계했다. 

하지만 연설 중계에 수어통역을 제공한 방송사는 KBS, MBC, SBS, MBN, KTV 5개뿐이었다. 중계방송을 보던 농인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왜 일부 방송만 수어통역을 하느냐.’, ‘방송을 선택해서 볼 권리가 없느냐.’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개중에는 ‘방송사마다 수어통역사들이 각각이다 보니 수어표현이 달라 자의적 해석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농인들도 있었다. 결국 농인들의 불만을 접수한 장애인단체가 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한 것이다.

차별진정을 검토한 인권위원회는 진정을 기각했다. 일부 방송사에 수어통역이 없는 것은 맞지만 지상파방송사는 물론 공익채널(KTV)에 수어통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막 등 방송을 시청할 수단도 일부 있어 편의제공 거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인권위원회는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의 권리와 청와대의 책무의 측면을 고려하여 수어통역 제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장애인단체의 공공기관 수어통역사 배치 운동은 몇 년 전부터 있어왔다. 이 운동으로 지난해 정부정책 브리핑 자리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었다. 올해에는 코로나19 정책브리핑 자리에는 물론 국회 기자회견장도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었다. 

청와대에도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지난 20대 국회 때에는 당시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수어통역사 배치를 건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권위원회가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개중에는 대통령 옆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수어통역 제공은 법률에 의해 구제되고 있다. 2016년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에 수어는 한국어와 동등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수어에 대한 지위를 지켜나갈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법률이 제정되었지만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의 차별은 여전하다. 수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농인들에 제공되는 수어통역은 제한적이다. 즉, 복지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소수 언어를 보호한다는 측면과 법률을 준수한다는 측면에서 청와대에 수어통역사 배치는 타당하다. 그것도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 등에서 말이다. 

만일 대통령이 연설하는 옆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한다면 국민들의 수어에 대한 인식도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수어에 대한 위상이 올라가고 농인들의 자부심도 높아질 것이다. 당연히 수어지원 정책도 개선되어 농인들의 사회참여도 확대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대통령 옆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는 겻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정책에도 맞는 일이다. 

얼마 안 있어 새해를 맞는다. 매년 새해 초에는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의 옆에 수어통역사가 설 수 있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농인들이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으며 간절히 바라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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