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이젠 6.25도 비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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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이젠 6.25도 비트는가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01.0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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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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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1994년 장예모 감독이 위화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인생>을 영화화 한 <라이프타임(活着)>은 1940년~1960년대 ‘광기에 갇힌’ 중국을 잘 그려내고 있다.

지주의 아들이었으나 노름으로 가산을 탕진하게 된 주인공은 공산당이 지배하게 되면서 전쟁에 끌려갔다 온 후, 자본주의자의 표식을 떼게 되고 그림자극을 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당에서 대포 등 무기를 만드는 쇠를 공출한다며 자전거며 밥솥 심지어 숟가락까지 싹쓸이 해간다. 이 와중에 그림자극 도구를 담은 나무상자에 못대가리며 쇠장식이 붙어 있다며 그것까지 공출해 가려하자 주인공은 그림자극이 “인민의 무료한 시간을 달래줄 수 있다”고 애원해 겨우 피해간다. (나중엔 결국 그림자극이 제국주의 산물이라며 불 태워진다.) 결국 이 광기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질 낮은 철덩어리만 만드는 대실패로 끝난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기가 막힌 장면은 의사들을 자본주의자로 몰아 모두 감옥으로 보낸 것이다. 빈 병원의 의사나 간호사 자리는 의대생들이 접수했다. 물론 이들은 마오쩌둥에게 충성을 맹세한 홍위병 출신이거나 뇌물을 주고 노동자로 신분을 세탁한 사람들이다. 임신한 딸이 출산을 하는데 의사의 실수로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허겁지겁 형무소에 있는 의사를 데려오지만 사흘이나 굶었던 의사는 빵을 먹고 정신을 잃고 만다. 결국 딸은 응급처치를 제대로 받지 못해 죽는다. 

유명 소설가 라오 셰는 홍위병에게 매질 당한 후 연못에 투신했다. 역사학자인 지안 보짠 부부는 어린 자객단에게 고문을 당한 후 자살했다. 한 교사는 영문 타자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미제국주의 첩자로 몰려 자살했다. 상하이 대학에서는 60명의 교원이 같은 날 자살했으며 베이징대학 교원들 60여 명 역시 온갖 모욕을 당한 후 죽음을 맞았다. 중국 경찰은 홍위병들의 온갖 패악을 모른 척 눈감아 줬다.(조프리 리건의 ≪The Guiness Book of Historical Blunders≫)

이것이 공산주의를 하자는 자들의 실상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죄 없는 수천 만 명의 사람을 살해한 자들이 총칼로 인민을 길들이고 독재와 폭압으로 저들만의 세상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으론 내뱉는 말은 인민평등이요, 정의요, 지상낙원이다. 선전(홍보)의 천재들인 이들은 6.25를 북침이라고 우기기까지 한다.

중국 ‘우한에서 생긴 코로나19’는 제국주의자들의 음모라 뒤집어 씌우고 환자 발생자수를 조작하더니 국제조사팀의 입국도 거부했다. 공산주의 종주국이라는 러시아 역시 다르지 않다. 푸틴 대통령을 보라, 고르바초프가 겨우 닦아 놓은 민주화의 길을 가로막고 정권을 잡은 지 20년 간 온갖 기묘한 방법으로 총리와 대통령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다. 수많은 언론인과 인권주의자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최근엔 정적을 독살하려다 실패하자 증거가 뻔한데도 거짓말이라 우긴다.

이들은 항상 거짓 선동으로 혁명을 시작한다.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기존 체제를 붕괴시키며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공산혁명을 완수하는 일이 지상과제인 이들은 정의와 법의 가짜 탈을 쓰고 자신만의 낙원을 만들려고 온 국민을 지옥으로 끌고 간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북한의 역사관을 우리 역사관보다 더 앞장 세우는 나라가 됐다. 역사 왜곡이 도를 넘은 지는 이미 오래다. 최근 행정안전부와 대전 동구는 6·25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진실과 화해의 숲’ 국제 설계 공모 배경을 설명하면서 6·25를 ‘내전(內戰)’으로 표현하고 북한의 민간인 학살 만행을 언급하지 않는 등 편향된 역사관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중국이 주장하는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 설에 가깝다. ‘6·25 내전설’은 수정주의자들이 ‘남침’을 희석하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하다가 김일성 일가 편을 들게 된 사람들이 하는 억지 소리다. 소련의 기록 등으로 남침임이 만 천하에 공개돼 있는데도 이런 식의 표현으로 교묘하게 비튼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놀라운 시도요, ‘눈가리고 아웅’하는 거짓이 판친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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