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출연' 나경원 박영선, 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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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출연' 나경원 박영선, 왜 지금?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01.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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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뉴시스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유력 출마자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잇달아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하는 것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온다. 앞서 지난 5일 방영된 <아내의 맛>에서 나경원 전 의원은 남편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판사, 그리고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과의 일상을 보여주며 '정치인'이 아닌 '아내이자 엄마'의 모습을 보여줘 주목을 받았고 오는 12일 방송에는 박영선 장관이 출연해 남편 이원조 변호사와 함께하는 일상을 통해 장관이 아닌 아내의 삶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뜸해지기는 했지만 정치인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그동안 종종 있어왔고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새롭게 부각된 경우도 많았다.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영국 유학을 갔던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귀국 후 MBC 예능프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이경규와 함께 출연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일상 생활을 공개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정계에 복귀했고 1997년 대선에서 당선되며 50년만의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

또 2012년 대선에 출마한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는 모두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토크를 펼쳤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정계 입문 직전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인 바 있다. 2017년 방영된 MBC '무한도전'에는 '국민의원 특집'에 박주민 민주당 의원, 김현아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 이용주 전 민주평화당 의원, 이정미 전 정의당 의원이 출연해 시청자들이 내놓은 법안에 대해 함께 토론했고 2019년에는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이었던 박지원 현 국정원장이 방송인 김구라와 함께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다. 이후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국정원장이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에게 '생방송 중에 전화를 받지 않으셨다. 국회의원 전화 잘 받으라'고 한 것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 두 정치인의 TV 출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들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서울시장 선거의 출마 예정자로 지목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으로 알려졌고 그동안 침묵했던 박 장관도 출마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도 이 프로그램 출연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내의 맛> 출연이 곧 '출마 선언'이며 방송이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6일 논평에서 "방송 예능프로그램이 선거 출마를 앞둔 정치인의 홍보방송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예능을 통해 홍보된 정치인의 모습이 선거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출마가 유력한 정치인을 섭외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특정 방송사기 예능프로그램을 이용해 일부 정치인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주며 언론이 선거 시기 지켜야 할 중립성조차 위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의 출연은 사실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선거일전 90일부터 후보자의 출연이 제한되기에 이들의 방송 출연은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지금?'이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 새로운 이미지, 서민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겠다고 하지만 이미 많은 이들은 이 역시 '꾸민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두 정치인, 그리고 방송국의 속보이는 전략이 몹시 아쉽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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