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예배 강행' 손현보 목사의 무모한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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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예배 강행' 손현보 목사의 무모한 고집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01.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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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명령이 내려진 다음날인 11일 새벽 대면 예배를 한 손현보 목사. 사진=세계로교회 유튜브 캡처
폐쇄 명령이 내려진 다음날인 11일 새벽 대면 예배를 한 손현보 목사. 사진=세계로교회 유튜브 캡처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정부의 집합금지 행정명령과 수차례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대면예배를 강행한 부산지역 교회 2곳에 대해 시설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시설폐쇄 조치가 내려진 직후인 11일 새벽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한 부산 세계로교회의 손현보 목사는 "헌법 소원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교회와 기도원 등에서 코로나 확진이 계속되고 있고 대부분의 교회들이 정부의 지침에 따라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교회들의 '고집'을 많은 이들이 비판하고 있다.

손현보 목사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교회는 지금까지 철저히 방역을 지켜왔고, 지난 10개월간 정부 방침에 순응해왔다. 서울 지하철은 하루에만 730만명이 타고, 백화점은 명품백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데 교회는 20명만 모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 정부는 교회를 차별할 뿐만 아니라 교회는 '우리를 죽이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헌법에 반하는 정부 지침에 순종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는 "대면 예배는 기독교의 전통"이라고 강조하면서 "1년간 거의 비대면 예배를 강요당하다시피 하니 한국의 수많은 교회 중 3000개 이상이 문을 닫았다. 작은 교회들이 살아날 수가 없는데 정부가 이들에게 도움을 준 적이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 497개 개신교 교회들로 이루어진 '예배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는 대면예배 금지에 대해 행정소송을 내기로 했고 몇몇 보수 기독교단체가 '종교의 자유를 훼손하는 일을 즉각 중단하라', '기독교를 희생양 삼으려는 악한 행위를 멈추라'는 등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정부의 비대면 예배 정책에 강하게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 교회와 기도원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이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주면서까지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것은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면 예배가 중요하다고 있던 대형 교회들도 정부 방침을 따르기 시작하고 비대면 예배가 활성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면 예배 고집은 '인간의 이기심'을 드러낼 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 확진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있는 이들에게는 교회들의 이런 움직임이 결코 좋게 받아들여지기가 어려운 시점이다. '결국은 헌금 벌기 위한 것, 돈벌이에 혈안된 목사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무시한 이들'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올 정도로 불신의 벽이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손현보 목사는 11일 새벽 예배에서 시설 폐쇄를 전하면서 "언젠가 이 날을 기억하며 우리는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고 이 날을 간증한 날이 오리라 믿는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정부의 시책에 맞서는 것이 성경을 따르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웃에게 피해를 주고 '대면 예배를 드리는 우리만'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자세는 이런 생각을 부정하게 만들고 있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만 높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되는 현 상황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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